재단법인으로 다시 출발하는 국립극단의 창단 연극 ‘오이디푸스’에서 박정자는 남성인 예언자 티레시아스 역할을 맡았다. 5일 오후 서울 서계동 국립극단에서 열린 ‘오이디푸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박정자는 자신이 맡은 역할을 설명하며 “오이디푸스를 관객들이 보시기에 너무 고전적이지는 않은 방법으로 풀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크레온 역으로 박정자와 함께 무대에 서는 배우 정동환은 박정자에 대해 “이번 연극에서 출연시간은 15분 정도지만 150분 이상의 무게로 관객에게 전달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작품의 연출을 맡은 한태숙은 햄릿과 함께 서구 비극의 대표적인 인물상인 오이디푸스에 대해 “영웅의 이미지로 부각된 오이디푸스가 아니라 2011년오늘을 사는 한 남자가 운명과 만난 뒤 어떻게 끝을 맞는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작의 오이디푸스는 우연히 사람을 죽이게 되고 왕이 되지만 자신도 모르게 어머니를 아내로 맞이하는 비극적인 운명을 마주한다. 이번 작품에서는 운명의 그물에서 허덕이고 자신의 나약함에 빠져드는 섬세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박정자, 정동환과 함께 오이디푸스 역은 이상직, 요카스타 역은 서이숙이 맡았다. ‘오이디푸스’는 오는 20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윤정현기자hit@heraldcorp.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