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비정규직 청소 노동자들이 집단 해고되는 사태에 항의하며 학교 본관 1층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는 현장에서 만난 김용하 홍익대 총학생회장에게 보내는 편지였다. ‘너에게’라는 제목으로 되어 있다.
이 편지는 지난 7일 농성 현장에서 김 총학생회장을 처음 만나고 돌아온 날 쓴 것이다. 김여진의 블로그 내용에 따르면 김 총학생회장의 경우 학생들이 비운동권이기 때문에 뽑은 회장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을 뽑아준 학생들은 어머님들을 돕는 건 돕는 거지만 자신들의 학습권이 침해받는 건싫어한다. 학교가 외부 사람들로 채ㅔ워지고 투쟁적인 분위기가 ㅅ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자신을 뽑은 것이지만, 돕고 싶다”면서 “외부분들은 나가주시고 학습 분위기를 저해하는 현수막들을 치워달라. 그럼 학생들과 뜻을 모아 지지하겠다. 진심이다”는 뜻도 전했다.
김여진은 누나같기도 하고 이모같기도 한 어조로 학생에게 편지를 써내려갔다. 그는 당시 농성 현장에서 학생에게 어머니들과 함께 같이 밥을 먹자고 권했지만 한 술도 뜨지 않았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김 총학생회장이 함께 식사를 하지 않은 것은 "밥을 먹고서도 아무 것도 들어주지 않았다는 소리가 되돌아오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어 “어머님들이 노조를 만들어 이렇게 맘대로 부려먹고 잘라버릴 수 없게 될까 봐, 어머님들의 시급의 몇 배에 달하는 대체 아르바이트생을 구해 쓰고 있는 학교 당국, 어떠한 대화도 나누려 들지 않는 학교 당국. 너희의 총장, 이사장, 재단, 스승 그리고 이 사회가 져야 할 책임이다. 비난이다”고 강하게 말했다.
김여진은 그러면서도 “아무리 양보해도 너의 책임도 없다 할 수 없다”면서 “너의 지지자들과의 약속인 ‘학습권’과 타인이지만 한 인간으로서 공정한 대우를 요구하는 그분들의 ‘생존권’ 중에 무엇이 더 우선이냐”되묻기도 했다.
하지만 다시 학생을 생각하는 절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악용’이라는 말을 쓰던데, 지금 네가 악용당하고 있다. 너의 뒤에 지금 누가 숨어 있는지, 보이니? 맘이 아팠다. 네가 자리를 뜬 후 목이 메더라. 그리고 많이 미안해졌다”면서 “ 힘들다. 이제 그만 그 짐 내려놓아라. 그리고 꼭 밥 한번 먹자”며 편지를 마쳤다.
최근 홍익대는 용역 업체 변경을 통해 청소노동자 특히 최저임금 보장, 폭언 금지, 식비 지급, 식사 공간, 휴가 등 기본적인 사항들을 요구해오던 170명을 해고했다. 이에 이들 노동자들은 지난 3일 총장실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홍익대 측은 “이번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용업 업체와 연관된 일”이라면서 이들의 자리를 일용직 노동자들을 고용해 임시 대체했다. 청소노동자는 하루 7만5000원, 경비직은 하루 10만원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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