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로 취임 3주년을 맞는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최전선에서 뛰던 핵심인력 가운데 본업보다 밖의 상황을 기웃거리며 ‘지금 뭔가 챙겨야 하지 않나’ 고민하고 있는 이들이 많다. 대통령 직속 위원회 C팀장은 앞으로 일자리가 고민이다. 자리보전하며 나랏일을 계속할까 고민도 했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실업자 신세되기 십상이라는 걱정이 앞섰다. 그는 “공기업 인사를 앞두고 줄을 대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면서 “다들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 정부의 성공을 위해 헌신하는 인사들도 많지만, 앞서 안정된 자리를 찾은 인사들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지난해 청와대를 떠나 ‘신의 직장’이라는 금융업계 임원 자리를 꽤찬 D 전 행정관은 “좋기는 좋더라. 고생한 직원들이 다들 제 살자리를 찾아야 할텐데..”라며 청와대 직원들의 보상심리를 인지상정이라 했다.
정권 후반기 청와대 직원들 사이에 ‘엑소더스’가 분위기가 형성되는 등 권력 측근들의 기강해이와 제몫 챙기기가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들어서는 그동안 잠잠했던 측근들의 권력형 비리까지 연이어 터지고 있다. 역대 정권이 피해가지 못했던 이른바 ‘집권 4년차 증후군’ 증세다.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은 권력과 무관하다” 면서 ‘일하는 정부’의 구심력(단합)을 강조하지만, 제 갈 길을 찾고자하는 직원들의 원심력은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레임덕도, 측근 비리도 없다”던 대통령의 공언과는 달리 대통령의 최측근들은 건설현장 식당 비리 의혹을 계기로 줄줄이 옷을 벗고 있다.
함성득 고려대 교수는 “권력을 가진 세력들은 국민에게 봉사한다는 생각보다 당장 권력을 향유하려 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권력형 비리나 레임덕 우려를 애써 부인하기보다는 공정인사와 대국민 소통강화 등 권력 누수를 최소화할 현실적 접근법을 찾는 게 집권 4년차 국정운영의 성공 열쇠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최진 대통령 리더십 연구소장은 “(대통령은 부인하고 있지만) 단임 대통령제 하에서는 권력 속성상 집권 후반기에 접어들면 조급증과 불안심리, 협심증이 생긴다” 면서 “이 대통령 스스로 실용주의자를 자처하는 만큼 (인사 등에서) 작은 울타리를 벗어나서 넓게 안고 가는 큰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개헌 등 불필요한 일을 하지 말고 오직 국민과의 소통을 통해 민생 문제에 전념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양춘병기자@madamr123> y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