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장자연 리스트’가 다시 세간에 떠돌고 있다. 6일 SBS가 고(故) 장자연 씨의 자필 편지를 입수했다며 충격적인 내용을 공개하자 “31명의 실체(?)”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2년 만에 장자연 리스트가 다시 세간에 회자되고 있는 것.
‘장자연 자살 사건’은 2년 전인 2009년 3월 발생했으나 지난해 11월 장자연 씨의 소속사 전 대표와 매니저에게 징역형이 선고되면서 마무리됐다. 하지만 6일 SBS는 장 씨의 자필편지 내용을 일부 공개하면서 “2009년 자살한 탤런트 故 장자연이 남긴 자필편지 50여통, 230쪽을 입수했다”며 “고인은 편지에서 대기업.금융기관.언론사 관계자 등을 포함 31명을 100번 넘게 접대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더욱이 자필편지 내용에 따르면, 장 씨는 “내가 접대한 상대가 31명”이라며 이들의 직업을 기록했고 “‘접대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다’면서 내가 죽은 뒤 복수해달라”고 호소했다.
SBS는 또 “자필편지는 고인이 한 지인에게 보낸 것으로, 이 편지들을 장 씨 본인이 작성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공인 전문가에게 필적 감정을 의뢰했으며 장 씨의 필체가 맞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충격적인 내용이 공개되자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7일 장자연 사건의 재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7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지원 원내대표는 검찰과 경찰의 축소 수사를 질타하며 이귀남 법무장관에게 “어제 저녁 TV에 장자연 씨의 50통의 편지가 발견됐고 여기에서 악마 31명에 대해 ‘내가 죽더라도 처벌해 달라’고 한 사실이 밝혀졌다. 경찰과 검찰에 대한 원망을 했다”말했다.
박 대표는 특히 “검찰은 악마 31명을 다 알고 있지 않냐”며 “경찰에서 수사를 하더라도 수사의 지휘권, 기소권은 결국 어디에 있냐”며 재수사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귀남 장관은 “저도 어제 ‘SBS 뉴스’를 봤는데, 검찰을 원망하는 것이라기보다 경찰에서 묵살했다는 내용의 보도였다”며 “한번 다시 검토를 하겠다. 메모지에 무슨 내용이 있는지 저도 들여다봤는데 정확하지 않았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이처럼 장자연 사건에 대한 재수사 필요성이 재차 거론되면서, 장자연 성접대 리스트가 증권가를 중심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떠도는 리스트에는 모 재벌그룹 오너일가 3명, 언론사 오너 등 관계자 4명, 모 대학 총장 1명, 전ㆍ현직 PD 5명 등 실명이 거론되고 있어, 장자연 사건이 검찰의 재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장자연 씨의 자필편지가 공개된 것을 계기로 이번에는 진실이 제대로 밝혀질지 연예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예매니지먼트협회 김길호 사무총장은 7일 “2009년이나 현재나 협회의 입장은 동일하다. 빨리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지난 번에도 뜨뜻미지근하게 수사가 종결되면서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는 바람에 선량한 대다수의 매니저들만 피해를 보지 않았냐”고 말했다.
그는 “이번 편지가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사실이라면 부디 제대로 진실이 밝혀져 잘못한 사람은 확실히 벌을 받고 얼른 마무리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매니지먼트와 제작을 동시에 하는 GNG프로덕션의 이윤범 이사는 “솔직히 ‘저러다 말겠지‘하는 분위기”라면서 “오래된 사건이기도 하고 과연 어떤 것이 새로 드러날까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물론 그 편지가 사실이라면 떨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겠냐”면서도 “그러나 진실이라는 게 밝혀지기가 어렵지 않냐. 그래서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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