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과연 지진 안전지대인가?
3ㆍ11 일본 대지진이 발생지 이틀만에 인천 해역에서 지진이 발생해 인천지역의 지진 안전성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지난 13일 새벽 3시12분께 인천 서쪽 120㎞ 해역에서 규모 2.3의 지진이 발생했으며, 이에 앞서 지난 12일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규모 2.6의 지진이 발생했다.
15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지난 11일 일본을 강타한 대지진과는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인천은 백령도에서 제주도로 이어지는 지진대에 포함돼 향후 대규모 지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또한 인천은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송도 LNG기지를 비롯한 인천화력과 서인천ㆍ신인천천연가스발전소, 영흥화력발전소 등이 밀집된 국내 대표적인 발전소 지역이기 때문에 지진이 발생할 경우 엄청난 피해를 면할 수 없는 지역이다.
특히 인천지역 건물들의 내진설계도 제대로 돼 있는지에 대한 의심도 증폭되고 있다.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42회의 지진 중 10여 회를 제외한 지진 대부분이 서해안 쪽에서 발생했다. 지난 2009년 60회의 지진 중 5차례는 백령도와 강화도 해상에서 일어났다.
지난 2009년 3월2일 백령도 남쪽 94㎞에서 발생한 3.4의 지진은 같은 해 국내에서 발생한 지진 중 3번째로 큰 규모를 기록했다. 또 2003년 백령도 서남서 80㎞ 해역(위도 37.8도, 경도 123.7도)에서 발생한 규모 5.0의 지진은 그동안 국내에서 발생한 10대 지진 중 4번째로 규모가 큰 지진이었다는 점에서 서해안에서 언제든지 큰 규모의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특히 지난 1978년 지진 관측 이래 인천과 인근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2 이상의 지진만 무려 70여 건에 달해 지진 활성화에 대비한 내진설계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국지진정보통신㈜은 지난 2007년 발표한 ‘국내 지진피해예측에 관한 연구’를 통해 인천 지역에서 진도 5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 건물 106채와 126명이 피해를, 진도 6에서는 1만4669채에 8000여 명, 진도 7에서는 7만9814채에 5만여 명이 피해를 볼 것으로 예측했다.
일본과 달리 내진설계가 미흡해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면 피해가 엄청날 수밖에 없다는 경고인 셈이다.
3ㆍ11 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지난 14일 오후 2시40분 일본 후쿠시마 현 미나미소마시의 히라마치 화력발전소에서 중유탱크가 폭발해 화재가 발생했다. 이에 화력 및 LNG발전소가 특히 많은 인천지역의 안전성에 관한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인천은 송도 LNG기지를 비롯한 인천화력과 서인천ㆍ신인천천연가스발전소, 영흥화력발전소 등이 밀집된 국내 대표적인 발전소 지역이다.
각 발전소에 확인한 결과, 국내 발전소의 내진 구조는 원자력과 화력, LNG복합화력발전소의 구분 없이 강도 6.5까지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인천지역도 일본과 같은 강도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 엄청난 피해가 발생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지역의 LNG발전소는 모두 3곳으로 지난 1990년대 중반에 지어졌다. 인천화력 4기와 서인천 12기(가스터빈 8, 스팀터빈 4), 신인천 16기(가스터빈 8, 스팀터빈 8) 등 모두 32기가 510만㎾의 전력량을 생산하고 있다.
발전소 관계자는 “발전소를 설계할 때 지난 100년간의 지진을 분석한 후 설계한다”며 “LNG를 연료로 하는 발전소는 지진 등 만약의 경우에 대비, LNG 차단설계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는 만큼 대형사고로 번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환경단체 관계자는 “인천지역은 지난 2007년 송도 LNG기지의 가스탱크 20기 가운데 4기에서 가스누출사고가 발생, 대형폭발사고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며 “우리도 일본처럼 언제든지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고 판단, 내진설계 등 더욱 안전성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 1988년 도입된 내진설계 대상 건축물은 3층 이상 또는 전체 면적 1000㎡ 이상의 건축물로 내진설계를 하도록 했으나 인천 지역 내진설계 대상 건축물 중 상당수가 내진설계가 안 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내진 설계를 해야 하는 인천지역 학교 건물 다수가 지진에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나라당 박영아 의원은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제출받은 ‘학교시설 내진보강 사업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지난 2008월 7월 현재 인천은 441개 초중고교 770동 중 684동(369개교, 88.8%)의 내진설계가 전무하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인천 육상에서 이번 일본과 같은 지진이 발생하면 최소 5만명 이상 사상자와 8만여곳에 가까운 건물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이미 나와 있다.
<인천=이인수 기자/@rnrwpxpak>gilber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