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소비자 사용불편 겨냥
자사 서비스 우수성 부각
중개시장 영토전쟁 표면화
‘네, 이번엔 안되요!’ ‘다음이 어딨어’
어딘지 모르게, 대형 포털사이트를 언급하는 듯한 이 광고 카피는 최근 한 부동산정보업체가 진행 중인 비교 광고의 문구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번지가 공룡포털인 네이버와 다음을 겨냥한 비교광고를 진행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8일 부동산정보업계에 따르면, 부동산1번지는 최근 온라인 홈페이지 등을 통해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겨냥한 비교광고를 진행 중이다. ‘네, 이번엔 안되요!’라는 카피는 네이버의 확인매물 서비스에 대응한 부동산1번지의 특화된 매물 서비스를 홍보하는 내용이다. 네이버의 확인매물 서비스는 온라인에 올라온 매물을 검색한 뒤, 서비스 이용자가 직접 중개업소에 전화를 걸어야 한다. 반면 부동산1번지의 매물서비스는 클릭 한번으로 바로 거래 신청이 가능하다는 점을 회사 측은 비교 광고를 통해 내세우고 있다.
사용자가 거래신청란을 클릭하면, 거래신청자의 핸드폰 번호가 중개업소에 전달돼 중개업소가 곧바로 전화를 신청자에게 걸어오는 식이다. ‘네, 이번엔 안되요!’라는 카피는 네이버에는 이런 콜백(call back) 서비스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암시하는 말이다. 부동산1번지 관계자는 “한 번의 클릭으로 원스톱 서비스가 진행되는 데다 집주인과 중개업소에서 검증한 인증매물이어서 네이버의 확인매물 서비스에 비해 편리하다는 점을 홍보전략으로 내세웠다”고 설명했다.
부동산1번지는 한 발 더 나아가 또 다른 포털사이트인 ‘다음’을 겨냥한 비교광고도 오는 11일부터 진행키로 했다. 광고 카피는 ‘다음이 어딨어’다. 사용자가 매물서비스를 보고 재차 전화를 걸어야 하는 불편함이 광고 카피에 묻어나게 했다.
이런 비교광고의 일차적인 목적은 부동산1번지가 가진 서비스의 특장점을 설명하는 데 맞춰져 있다. 하지만 속내는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사이트들이 온라인 중개 서비스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데 따른 반발 성격이 짙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현재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와 부동산정보업체 간에는 온라인 부동산 중개 서비스 시장을 두고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깊어가는 가운데 네이버를 필두로 한 포털업체가 대대적인 공세를 펼치면서 부동산정보업체들은 생존을 고민해야하는 상황에 처해 있는 상태다. 분양 물량이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 분양 광고 수입이 급감하고 있고, 네이버가 도입한 ‘확인매물’ 서비스가 대대적인 히트를 치면서 이용객을 상당수 흡수, 정보업체를 긴장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과거 정보업체에 매물을 제공하던 중개업소가 네이버로 대거 흡수되면서 정보업체는 적잖은 회원 감소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한 정보업체의 관계자는 “대형 포털사이트들이 자신들이 가진 영향력을 앞세워 온라인 중개서비스 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이 거론된다고 하는데, 네이버 등 포털의 무분별한 확장을 제어할 방법이 있을 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정순식 기자/ s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