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새 1101~1088원 급등락
그리스 채무조정 등 영향
환율이 널을 뛴다. 이번주 초 급등하더니 주 후반 들어 폭락하고 있다. 원인은 외국인이다. 그것도 증시에서 주식을 사고파는 외국인들이 국내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친다. 환율이란 그 나라 산업과 경제 경쟁력의 지표다. 그런데 경제 환경보다 외국인 주식투자 동향에 더 출렁인다. 외국인이 주식을 팔면 달러 수요가 커져 환율도 올라간다.
2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오전 9시50분 기준 전날보다 4.9원 내린 1083.4원에 거래되고 있다. 며칠동안 외국인이 주식을 사들인 영향이다. 여기에다 중국이 유로 채권을 매수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달러 매도세가 강해지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우리나라의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18억8000만달러에 달한다고 발표하면서 달로 매도에 힘이 더 실렸다. 불과 일주일 새 환율은 냉ㆍ온탕을 빠르게 오갔다.
정호석 한은 외환시장팀장은 “1~2주 전만 해도 원화 환율은 달러당 1080원대 초ㆍ중반의 좁은 범위를 오갔다”면서 “이번주 들어 환율의 변동 폭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번주 들어 원화 환율은 큰 폭의 오르내림을 반복했다. 23일 하루 만에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 15.10원 치솟으며 1097.90원을 기록했다.
25일 달러당 환율은 8.40원 올라 1101.80원에 거래를 마쳤다. 무서운 속도로 환율이 오르더니 1100원 선까지 넘어버렸다.
환율 널뛰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바로 다음날 환율은 방향을 급전환하더니 13.50원 급락하며 1088.30원으로 마감했다. 서울외환시장은 금융위기 사태 때에 버금가는 환율 변동을 겪어내야 했다.
원인은 유로화였다. 정 팀장은 “최근 그리스 채무조정 등 유럽 쪽 경제변수가 불거지면서 유로화의 변동 폭이 커졌고, 원화 환율이 그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국내 코스피지수 변동 폭이 하루에 50포인트에 달하는 등 주가 움직임도 원화 환율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이 역시 유럽 쪽 변수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주 후반 들어 원/달러 환율이 하락 쪽으로 급하게 방향을 튼 것도 중국이 유럽재정안정기구(EFSF) 채권에 관심을 보인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었다. 다만 서울외환시장에서 변동 장세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아직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신창훈ㆍ조현숙 기자/newe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