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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자문형랩 잇단 매도 경쟁
미국發 공포 도미노…흔들리는 한국증시 2題

국내 증시 外人 비중 30%

8일까지 1조8327억 매도

증시급락 랩 수익률 악화

손절매 지속 여부도 촉각



코스피지수를 일주일 새 400포인트나 끌어내린 주범은 외국인과 자문형 랩이다.

대외발 악재에 외국인이 먼저 순매도로 입장을 바꿨고, 그간 국내 증시자금 유입창구였던 자문형 랩이 증시 급락에 주식을 던져버리면서 이 사단이 났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안팎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금을 빨아들인 자문형 랩의 덩치도 9조원에 달한다. 이 두 ‘고래’가 돌아오지 않는 한 국내 증시의 반등은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이 이달 들어 전일까지 팔아치운 주식은 1조8327억원에 달한다. 이날도 장 시작 10분이 채 되지 않아 1000억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글로벌 변수에 따라 움직인다. 미국의 추가 유동성 공급 소식이나 글로벌 정책 공조가 확인되지 않는 한 더 팔아치울 수밖에 없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중순 이후 미국 소재 주식형 펀드 자금 유출이 가세하는 정황상 외국인 매도에 미국계 자금이 가담했을 수 있다. 차익실현나 환율 측면에서 외국인 매도는 더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지난 4일 이후 선물시장에서는 매수우위로 돌아섰지만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기는 무리가 있다. 외국인이 주로 거래하는 공매도 규모가 코스피시장 거래대금의 5% 수준으로 급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확한 속내를 알기는 어렵다.

자문형 랩의 행보 역시 시장의 관심사다. 이대로 주식을 던져버리고 백기를 들 것인지, 아니면 이를 기회로 수익률 만회에 나설지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일단 급락장에서 자문형 랩의 수익률은 패색이 짙다. A증권사가 판매한 주요 자문형 랩의 수익률은 지난 1~5일 평균 -11.22%였다. 같은 기간 일반 주식형 펀드 수익률 -6.52%의 절반 수준이다. 코스피 하락률인 8.88%보다 손실률이 훨씬 높다.

자문형 랩 시장 1위 브레인투자자문의 한 상품은 1주일 새 12.28% 하락했다. HR, LS, 오크우드, 프렌드, 레이크 등 투자자의 돈을 모은 상품도 대부분 두자릿수의 마이너스 수익을 냈다.

이번 급락으로 자문형 랩 상품은 1개월은 물론 3개월 수익률도 모두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자동차와 화학, 정유 등 자문형 랩이 주로 가지고 있던 업종이 다른 업종보다 더 많이 빠지면서다.

한 증권사 랩 담당자는 “이번에는 자문사가 손을 놓고 있는 모양새다. 예상치 못하게 증시가 급락하면서 손실이 많이 난 종목을 처분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지금은 포트폴리오를 바꿀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안상미 기자/hu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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