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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얼굴의 국회…되살아나는 막말 본능, 한쪽에선 칭찬릴레이 훈풍
[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새해를 맞아 국회에서 모처럼 한목소리를 낸 게 있다. 바로 막말을 하지말자는 것이다. 여야 대표도 공식적으로 ‘막말 금지’를 천명하며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국회를 약속했다.

그 약속은 한 달 이상 가지 못했다. 2월 국회가 열리고 6ㆍ4 지방선거 판이 깔리면서 국회의원들의 막말 본능이 되살아나고 있다. 여야 저마다의 상반된 주장이 격화되면서 표현은 과격해지고 원색적인 인신공격성 발언도 서슴지 않고 나오고 있다.

이와 반대로 다른 쪽에선 상대당 의원을 치켜세우는 칭찬릴레이가 이제 막 시작한 상태다. 여기에는 싸움터에서 결코 나올 수 없는 ‘배려’, ‘존경’ 등 전혀 다른 언어들이 등장한다. 비난과 호평이 공존하는 두 얼굴의 모습이 국회의 현주소이다.

국회에 막말이 다시 나타난 것은 쟁점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부터다. 지방선거 앞두고 민주당과 새정치신당(가칭) 연대설이 무르익는 가운데,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안철수 신당은 서울시장 후보내면 안 된다”고 하자 새누리당이 발끈했다.

다음날 새누리당 당직자회의에서 홍지만 원내대변인은 “무슨 조직 폭력배인가. 이런 조폭식, 막가파식 행태에 대해 반성하라”고 언성을 높였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도 “안철수 신당이 문재인 의원의 아바타당인가”라며 비꼬았다. 특정 의원의 발언이 선거의 공정성에 위배된다고 비판할 순 있지만 지나치게 감정적이었다는 평가다.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관련 무죄 선고를 받자 민주당도 수위를 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이 최근 개최한 의원총회에서는 사법부 관계자들을 향해 “우악스러운 놈들”이라는 비난이 나왔다. 심지어 문병호 민주당 국정원개혁특위 간사는 “새누리당 특검 논의 불응 시 국회일정에 문제제기 하겠다”며 ‘보이콧’을 시사했다. 논란이 일자 10일 SBS 라디오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아직 지도부 결정 아니다”라며 주워담는 모습을 보였다.

이 밖에 특검을 주장하는 새정치신당을 향해 김태흠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철새 정치인들을 모으며 허장성세(虛張聲勢)를 떤다”며 인신공격성 발언도 내뱉었다.

하지만 연일 으르렁대는 국회 한켠에선 여야 의원들간에 칭찬릴레이가 진행되고 있다. 국회사무처가 매월 발행하는 국회보는 올 1월호부터 ‘칭찬합시다’라는 코너를 신설했다. 의원들끼리 좋은 의정활동을 인정해주고 칭찬함으로써 화합하는 국회를 만들자는 취지다.

그 칭찬 첫 주자로 1월호에서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이 나섰다. 이 의원은 김영주 민주당 의원을 칭찬 인물로 꼽았다. 이 의원은 “지난해 감사원장 인사청문회에서 함께 일한 김영주 의원은 무조건 투쟁적으로만 하지 않고 매우 합리적으로 일을 처리했다”며 칭찬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인사청문회에서 여야가 함께 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했는데 이에 대해서도 미안하다고 양해를 구하는 모습을 보고 의회주의자의 자세가 되어있는 분이라고 생각했다”고 치켜세웠다.

김 의원도 이달호에서 칭찬하고 싶은 의원으로 장윤석 새누리당 의원을 선정했다. 김 의원은 장 의원에 대해 “합리적으로 늘 ‘여야는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분”이라고 칭찬했다. 특히 “2012년 예결위 한나라당 간사 시절 18대국회 최초로 예산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고 들었다. 상대를 배려하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야를 떠나 많은 의원들이 본받아야 할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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