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박근혜 대통령을 움직이는 힘은?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고 공식화했다. 국무회의에서의 ‘약식 사과’에도 불구하고 여론 악화가 계속되자 직접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역시 이번에도 박 대통령을 움직인 것은 지지율이었다.

박 대통령은 2일 “국민들께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대안 등을 말씀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청와대에서 열린 종교지도자 간담회 자리에서다.

박 대통령은 “이번 사고를 수습하면서 정부의 재난대응시스템의 취약성에 대해 절감했다”며 “앞으로 안전한 사회를 만들고 제대로 된 국가재난 대응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여러가지로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 천주교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 원불교 남궁성 교정원장, 서정기 성균관장, 천도교 박남수 교령, 민족종교협의회 한양원 회장, 조계종 교구본사 주지협의회장 돈관 스님, 한국교회희망봉사단 대표회장 김삼환 목사, 천주교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 등 10명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이 이날 대국민 사과를 언급한 것은 비교적 전격적인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이미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송구스럽다. 죄송스럽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사과말을 꺼낸 자리가 청와대에서 주재된 국무회의 자리라는 점에서 ‘약식 사과’라는 지적이 일었다.

이날 박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고 언급한 것은, 결국 세월호 사고 이후 청와대와 정부 여당을 향한 질타가 쏟아지면서 그 결과로 지지율이 급전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1일 한 언론이 발표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50%대가 붕괴됐다. 취임후 처음이자 대선득표율(51.6%)을 하회한 첫 조사 결과였다. 이 조사는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사과를 한 이후 조사가 진행된 것이다. 약식 사과로는 세월호 사고로 상처입은 민심 이반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시간을 거슬로 보면 지난 국무회의 사과 직전에도 박 대통령의 지지율 급락 사태가 있었다. 세월호 사고 후 박 대통령이 진도 현장을 방문했을 당시 70%를 넘었던 박 대통령 지지율은 불과 4~5일만에 15%가량 꺼진 50%대 중반대로 곤두박질 쳤다. 종교계 인사들을 만나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결국 지지율 하락이 추세로 굳어진다는 확신이 든 때와 시기적으로 일치한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시절에도 지지율 급락과 동시에 전격적인 사과를 꺼내놓은 바 있다. 지난 2012년 9월 25일 당시 박 대통령 후보는 “5ㆍ16, 유신, 인혁당 사건 등은 헌법 가치가 훼손됐고 상처와 피해를 당한 분들과 그 가족들에게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당시 박 후보는 9월 초께 한 인터뷰에서 “인혁당 사건에는 두개의 대법원 판단이 있다”고 발언했고, 관련 사안이 논란으로 번지고 지지율 급락이 눈으로 확인되자 전격적으로 사과했다. ‘아버지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사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정치권 일각의 전망을 보란듯이 깨트린 것이다.


ho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