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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스마트 키치, 세대간 벽을 터치하다
디지털 기기로 공감 토대 마련…정치권도 국민소통 확대 수단으로 활용
언제나 어른들의 눈에 비친 동시대 아이들은 불만족스럽기 마련이다. 이른바 세대 갈등이다. 여기에 그리스 어느 신전에 새겨져있다는 ‘요새 애들은 버릇이 없다’는 고대 문구까지 추가하면 사실 어른들의 아이들에 대한 불만은 ‘역대급’ 반열에 오른다. 어느 학자는 어른들의 불만의 근거가 사실은 ‘잃어버린 젊음’에 대한 질투 때문이라 해석하기도 하고, 본인의 어렸을 적 모습을 쉬 잊은 ‘망각의 속도’ 탓이라 분석하는 시각도 있다.

‘불쾌한 것’ 또는 ‘B급 문화’란 해석을 가진 ‘키치’는 이같은 세대 갈등을 완화시키는 기제로 역작용 하기도 한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선 어린이날 아이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선물 1위와 2위에 모두 스마트 기기가 올랐다. 1위는 스마트폰이었고, 2위는 태블릿PC였다. 디지털 세대인 아이들에 비해, 어른들이 가지는 각종 디지털 기기들에 대한 고민은 ‘우리 아이가 공부를 안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앞선다. 여기엔 어른들이 ‘잘 모르는 세상’인 디지털 기기에 대한 불안도 일조한다.

그러나 일단 집안으로 들어온 기기는 세대간 장벽을 허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미국 종합미디어 그룹 타임워너의 ‘디지털 역멘토링’은 좋은 사례다. 이는 최신 기술에 능한 대학생들이 임원들을 상대로 멘토가 되는 것이다. 이를 각 가정에 적용하면 어른과 아이들의 소통의 매개로 디지털 기기가 자리케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어른은 아이들의 강점을, 아이들은 어른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 일방향적 교육이 쌍방향이 됨으로써 상대를 인정하는 계기가 마련되고, 이는 상호 존중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스마트 기기가 세대간 소통 매개로 활용되는 것이다.


정치권도 ‘스마트 기기’에 적극적이다. 새누리당은 최근 ‘모바일 정당론’을 채택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4000만명의 국민들과 당이 소통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인 소통의 매개는 카카오톡과 페이스북 등이다. 새누리당은 이를 통해 비례대표 2명을 추천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새정치민주연합으로선 불만이 적지 않다. 모든 세대가 참여하는 소통의 장은 세대간 벽을 허무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 참여’를 기치로 모바일 투표를 도입한지 3년된 ‘원조(새정치민주연합)’로서는 새누리당의 스마트 정치 행보에 배가 아플만도 하다. 아니 불쾌하다는 게 오히려 정확하다. 새누리가 ‘또 베끼기 했다’라는 해석이 내려질 땐 어쩔 수 없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의 한 3선 의원은 “경제민주화도 민주당이 먼저했지만, 잘한 것은 새누리였다. 모바일도 우리가 하면 다를 것”이라 웃으며 말했다.

그러나 스마트 기기든, 키치든 그 자체만으로 세대간 갈등 또는 세대간 오해가 줄어들 것이라 기대키는 어렵다. 도구 또는 개념이란 누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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