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 등이 모두 어닝쇼크를 기록했고,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는 회계논란이 한창이다. 그럼에도 외국인들이 우리 주식을 산 이유는 뭘까?
금주 연방준비제도의 발표를 봐야 좀더 정확해지겠지만, 올해 미국이 긴축 강도를 낮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전세계적으로 유동성 위축이 급격하게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만 아직 경기판단이 모호해 자산배분을 급격히 바꾸기도 애매해다. 무역분쟁 등 위험요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경기부양 등 기대요소도 상당하다. 위험자산 비중을 늘리기도 어렵지만, 안전자산 비중을 확대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더 나은 종목을 사는 것도 방법이지만, 때로는 덜 나쁜 쪽을 선택할 필요도 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올해 실적이 둔화되겠지만, 그래도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나 영업이익률 면에서 이만한 기업들이 그리 많지는 않다. 미국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중국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도 최근 실적 전망이 어두워졌다. 지난 해 10월 증시 폭락 때 이들 기술주의 낙폭이 상당했다. 미국과 중국의 IT주와 비교해 한국의 IT주들의 전망이 ‘덜 나쁘다면’ 글로벌 매니저들이 포트폴리오에서 줄였던 비중을 다시 늘릴 만도 하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다. 섣불리 시장 방향을 예측하기 보다는 시장 움직임에 적절히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 통상 주가는 12개월 선행 실적예상치와 유동성 변수간 함수다. 현재 주요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는 분기별 실재 수치가 발표되면서 조금씩 조정될 것이다. 나아진다면 주가도 오를 수 있지만, 못해진다면 주가에 부정적일 수 있다.
유동성과 정책지표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경기가 부진하다면 부양책의 강도도 세지겠지만, 개선된다면 긴축 가능성이 또다시 제기될 수 있다. 미국과 달리 유럽 중앙은행(ECB) 기준금리는 아직도 절대적으로 낮은 상황이다. 통화정책의 수단을 확보해야 할 ECB로서는 어느 정도 올려야 할 유인이 존재한다.
올해는 지수 보다는 종목이다. 주목해야 할 변수는 ‘혁신’이다. LNG 혁신에 일찌감치 성공한 우리의 조선업체 주가가 지난해부터 기세를 올리고 있다. 접는 스마트 폰 등 제품 수요에 획기적인 자극이 될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관련주 주가상승에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
한편 간접투자시장에서도 ‘돈의 힘’을 바탕으로 위력을 발휘했던 상장지수펀드(ETF) 등 패시브(passive) 자금보다는 인간의 주식선택(stock picking) 실력이 바탕이 된 액티브(active) 자금을 주목할 때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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