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선 "투어 대성공" 자화자찬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팀 K리그와 유벤투스 FC의 친선경기가 끝난 뒤 유벤투스의 호날두가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이날 호날두는 경기에 출전하지 않아 경기장을 찾은 수만명의 팬들로부터 원성을 샀다. [사진=연합뉴스] |
[헤럴드경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단 한 선수를 제외하고 모든 선수가 경기에 나왔다. 호날두는 쉬어야만 했던건 뿐이다. 팬들을 무시하는 무책임하고 거만한 행동이라는 항의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권오갑 한국프로축구연맹 회자으이 항의에 대한 안드레아 아넬리 유벤투스 회장의 답변이다. '호날두 노쇼' 사태로 들끓는 여론이 한층 더 거세질 전망이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넬리 유벤투스 회장은 권 총재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호날두의 경우 중국 난징 경기를 뛴 후 서울에서 경기를 갖기까지 시간 차가 48시간에 불과해 근육에 피로가 쌓였고 의료진의 조언에 따라 의무적으로 쉬어야 하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아넬이 회장은 이어 "유벤투스의 그 누구도 K-리그, 대한축구협회 또는 아시아축구연맹에 오명을 안겨주길 원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아넬리 부회장은 경기 시작이 1시간가량 지연된 데 대해서도 당시 여건을 탓하며 유벤투스는 잘못이 없다고 변명했다. "유벤투스는 (경기 당일) 오후 4시 30분에 호텔에 도착했고, 휴식을 취하거나 사전 준비 운동을 할 시간도 없었다"는 것이다. 또 "유벤투스 버스에 경찰 에스코트가 제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차가 막혀 코치가 거의 2시간가량 오가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면서 "이런 일은 우리 경험상 전 세계에서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다"고도 했다.
문제는 서울지방경찰청에 유벤투스 선수단 에스코트와 관련해 구두나 서면 등의 요청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교통순찰대 에스코트는 국익과 외교상 필요에 의한 의전이나 공공의 안전상 필요한 경우에 실시하고 있다"는 게 경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즉, 아넬리 유벤투스 회장의 주장대로라면 아무런 사전 협조요청이나 양해도 없이 '국빈급' 의전을 당연시 한 셈이다.
앞서 프로연맹은 유벤투스가 지난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하나원큐 팀K리그'와의 친선전에서 호날두가 출전하지 않은 것을 비롯해 여러 가지 계약서 내용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은 것을 질타하는 공문을 29일 발송했다.
한편, 한국에서 터져 나오는 비판 목소리에 아랑곳 없이 유벤투스는 구단 공식 홈페이지에 '투어가 완전히 매진됐다'는 제목으로 아시아 투어가 성공적이었다는 취지의 자화자찬을 늘어놔 또다시 국내팬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유벤투스는 "여름 투어 기간 경기장 좌석의 97%가 가득찼다"면서 "이번 아시아 투어가 보기 드문 성공이었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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