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현금부자 많네”…‘공실률’ 늘어도 빌딩인기 치솟는 이유 [부동산360]
서울 부동산 거래 중 빌딩·땅 거래 점차 늘어
특히 10억~50억원 사이 꼬마빌딩은 4월 회복세
위기 감당 가능한 현금부자, 공실 우려에도 꼬마빌딩 담아
주택시장 향한 규제 덕에 반사이익 분석도

여의도 일대 오피스 빌딩 [상가정보연구소]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 서울 강남 일대에서 꼬마빌딩 중개업을 하는 A사는 6월 첫주 거래건만 5건이 넘었다. 공실 증가와 임대수익 감소가 예상되는 수익형 부동산시장 전망에도, 투자처를 찾는 자산가들이 잇달아 문을 두드렸기 때문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서울 빌딩을 사기 위해 지방 자산가들의 상경 투자도 전처럼 이어지고 있다”면서 “저금리로 월세가 줄어도 대출이자 충당이 가능하기 때문에 당장 수익이 줄더라도 빌딩 매입에 나서는 자산가들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상가 공실이 늘고 수익률이 악화되는 실물경기 침체에도 꼬마빌딩을 향한 자산가들의 관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고가주택시장의 대체재로 꼽히는 10억~50억원 사이 꼬마빌딩은 몸값도 높아지는 형국이다. 자산관리업계 종사자들은 현금 보유가 많아 경기 침체 시기를 견딜 수 있는 부자들이 ▷주택시장 규제가 더해지고 ▷제로금리에 따른 현금 가치가 떨어지자 ▷현물을 보유할 수 있는 대체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올 들어 수익형 부동산 거래 비중 증가…4월엔 3건 중 1건

실제 서울 부동산시장의 움직임은 경기 흐름과는 반대로 가고 있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들어 서울 지역 전체 부동산 거래 가운데 상업·업무용, 나지, 공업용 등 수익형 부동산 거래 비중은 점차 증가세다. 오히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된 지난 1월 말 이후 이 같은 추세는 더욱 강해졌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

지난해 12월(26.3%)에서 1월(25.8%)에 떨어진 뒤 코로나19가 번지면서 2월에는 전체 부동산 거래 가운데 수익형 부동산 거래 비중이 24.3%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실물경기 침체 우려가 본격화된 3월에는 다시 25.8%로 증가했고 4월에는 29.3%로 늘어났다. 3건 중 1건이 주택이 아닌 수익창출형이었던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건수로도 확인된다. 서울 지역에서 10억~100억원대 꼬마빌딩 거래량은 부침이 있었던 올 상반기 주택시장과는 달리, 안정적 거래 건수를 이어가고 있다. 1월에는 212건이 계약됐고 2월(272건), 3월(213건), 4월(234건)을 기록했다.

특히 고가주택시장 대체재인 10억~50억원 사이 꼬마빌딩 거래는 더욱 활발하다. 올 들어 4월까지 넉 달간 서울 지역 거래 건수만 757건에 달한다.

자산가의 역발상 투자…월세 줄어도 결국엔 이득

50억원 미만 꼬마빌딩의 인기는 주택시장 규제의 반사이익으로 풀이된다. 실제 서울시 부동산 거래 건수 가운데 수익형 부동산 거래 비중이 30%를 넘었던 것은 대출 규제가 주요 내용인 2018년 9·13대책 직후인 지난해 상반기였다. 서울 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의 15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 주택담보대출을 막은 12·16 이후 올 들어 수익형 부동산 거래 비중이 소폭 오름세를 띠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꼬마빌딩시장은 공실이 있어도 가격이 오르는 등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상승세를 보인다”며 “특히 대출과 세금 규제에 있어서 주택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유리해지면서 이 같은 움직임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현금 여력이 있는 자산가들일수록 ‘분산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공실 발생 위험 요소도 방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동현 원빌딩 빌딩사업부 팀장은 “대개 빌딩 매입에 나서는 자산가들은 대출을 활용한 레버리지 투자 부분은 월세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감소분은 보유한 현금으로 충당하며 미래 수익 가치를 더 키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장 코로나19로 수익형 부동산시장이 약세를 보일 것이라 예상하는 이들도 있지만 막상 빌딩 매수에 나서는 수요자들은 공실이 발생하더라도 향후 지가 상승을 염두에 두고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yjsu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