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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박싱]배달은 해도…“일회용 젓가락·포크는 빼주세요”
배민 ‘일회용품 덜 쓰기’ 요청 75% 증가
요기요는 1년여 만에 3배 급등
1회용품 불가피해도..줄일수 있다면 줄인다
[사진=배달의민족 캡처]

[헤럴드경제=박재석 기자] “일회용 수저, 포크 안 주셔도 돼요”

음식 배달 앱(App) 배달의민족에서 주문할 때 결제창이 뜨기 전에 볼 수 있는 요청사항이다. 해당 항목을 터치한 구매자는 일회용 수저와 젓가락을 전달받지 않는다. 배달로 플라스틱 용기 등 1회용품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일회용 수저와 젓가락 등을 거절하는 소비자 요청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배달 이용 늘자.. 일회용품 사용량 급증
[사진제공=연합뉴스]

6일 식음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며 배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코로나19의 2차 유행이 시작된 지난달 마지막 주(8월24~30일) 전체 주문 건수는 전달 마지막 주(7월20~26일) 대비 26.5% 급증했다. 주말만 살펴보면, 지난달 마지막 주 주말(29~30일) 주문 건수는 전주 주말(22~23일)보다 8.8% 뛰었다.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이 추정한 결제액만 봐도 배달 수요는 급증하는 추세다. 우아한형제들·딜리버리히어로에서 운영하는 주요 배달앱(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 푸드플라이)의 지난 7월 결제액은 1조 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2개사 배달앱의 7월 결제금액은 9434억원, 결제자수는 1504만 명으로 추정됐다.

배달앱 시장은 지난 2018년 4조 1000억원에서 2019년 7조1000억원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고, 올해는 7월까지 6조 4000억원으로 조사됐다. 올해가 아직 5개월이나 남았는데도 결제액은 이미 지난해 수준에 다달은 것이다.

배달 수요의 확대로 일회용품 사용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수도권 거리 두기 2.5단계 조치로 프랜차이즈 카페는 테이트아웃만 가능하도, 음식점 역시 밤 9시 이후에는 포장과 배달만 가능해 더욱 사용량이 급증한 것으로 추정된다.

배달은 해도 “일회용품은 안쓸래요”…노 길트(No-Guilt) 심리 작용
요기요, 쿠팡이츠 주문 화면 [사진=요기요, 쿠팡이츠 캡처]

이처럼 배달은 느는데 배달앱에서 일회용품을 거절하는 사례는 늘고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려면 배달 자체를 안해야 하지만, 배달은 시키면서도 일회용품은 거절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배민에 따르면, 지난달 ‘일회용품 덜 쓰기’ 선택 주문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75% 늘었다. 요기요 역시 지난달 일회용품 안 받기 기능에 체크한 주문 건수가 해당 기능을 도입한 지난해 9월 대비 200% 뛰었다. 특히 도입 이전부터 식당 사장들에게 일회용품을 받지 않겠다는 개별 메시지를 보내는 소비자도 있었다는 것이 요기요 측의 설명이다.

배달과 함께 일회용품 거절 요청이 함께 늘어나는 배경에는 죄책감 없는(Guilt-free) 소비에 대한 심리가 자리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배달로 인한 일회용품 사용의 급증, 이에 따른 환경 파괴에 대한 경각심은 있지만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로 배달을 시킬 수 밖에 없다는 상반된 생각이 공존하는 것이다. 이에 음식 배달로 일회용품을 쓸 수밖에 없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일회용품을 가급적 안쓰겠다는 길트 프리 심리에서 이같은 행동 양식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백나윤 환경운동연합 자원순환담당 활동가는 “요즘 배달 수요가 늘어난 만큼 기관 페이스북에 일회용품 쓰레기가 넘치고 있어 심각하다는 내용의 댓글도 함께 늘었다”며 “직접 연락해서 (일회용품을) 어떻게 줄여야 하는지 여쭤보는 분도 계실 정도로 관심이 늘었다”고 말했다.

한편 일회용 쓰레기 문제가 심각해진 만큼, 소비자 뿐 아니라 판매자, 배달 플랫폼도 일회용 쓰레기를 줄이는 데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이 지난해 11월 서비스 명을 바꾸고 정식으로 선보인 초소량 바로배달 서비스 B마트는 친환경 생분해성 비닐봉지에 상품을 담아 전달한다. 요기요 역시 자사의 알뜰쇼핑몰에서 지난해부터 생분해 성분 친환경 비닐봉지를 시중 소매가보다 20% 저렴하게 판매하기 시작했다.

jsp@heraldcorp.com

*‘언박싱’은 헤럴드경제 컨슈머팀이 취재 현장에서 발굴한 재밌는 현상들을 여러분께 공개(언박싱)하는 코너입니다. 기사를 통해 기다렸던 택배를 언박싱할 때처럼 즐겁고 짜릿한 경험을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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