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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근으로 ‘비우고’ 백화점서 ‘채운다’[언박싱]
재택근무 등 집콕 시간 늘자 집 꾸미기 관심
안쓰는 물건 중고장터로…당근마켓 이용자 천만
비워진 집은 트렌디하게…백화점 리빙관 호황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면서 재택근무나 온라인수업 등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또다시 늘었다. 자연스레 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주 쓰지 않는 물건은 정리하고, 그 빈 자리를 요즘 트렌드에 맞게 채우고 꾸미려는 욕구가 커졌다. 코로나19로 소비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도 중고시장과 백화점 리빙관이 동시에 호황을 누리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안쓰는 물건, 중고장터에 판다…당근마켓 월 이용자 1000만명 돌파
[자료제공=당근마켓]

최근 집콕족들의 가장 큰 고민은 안쓰는 물건을 어떻게 정리하냐는 것이다. 집 정리를 도와주는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이 등장할 정도다. 수년 간 사용을 하진 않았어도 버리기엔 아까운 물건들이 집 안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 보기에도 답답하고 정리도 잘 안된다.

이런 수요를 흡수한 것이 바로 중고거래 사이트다. 특히 지역생활 커뮤니티 기반의 중고거래를 중개하는 당근마켓이 코로나19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실제로 당근마켓은 최근 월간 활성이용자(MAU)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 당근마켓의 MAU는 지난해 7월까지만 해도 300만명 정도였다. 하지만 9개월여 만인 지난 4월 2배가 넘는 700만명을 돌파한데 이어 이번 달에는 1000만 고지도 점령했다. 누적 가입자 수도 1400만명을 넘어섰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가 5000만명임을 고려하면 4명 중 1명은 당근마켓을 매월 이용하는 셈이다.

MZ(밀레니얼+Z세대)세대를 사로잡은 번개장터도 세를 확장하고 있다. 번개장터의 7월 현재 누적 거래액은 7300억원으로, 이곳에서 주로 거래되는 물품이 문구류나 굿즈, 피규어, 소형 디지털 기기 등임을 고려하면 거래가 매우 활발한 셈이다. 실제로 번개장터의 누적 가입자수는 1000만명을 넘어서 ‘국민앱’으로 성장했다.

비워진 곳은 백화점 리빙관서 트렌디하게 꾸민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생활전문관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중고거래로 비워진 자리는 트렌디한 인테리어 소품으로 채워진다. 특히 요즘 외식은 줄고 해외여행은 못가는 등 마땅히 돈 쓸 데가 없다보니 집 안을 꾸미는데 과감한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덕분에 평소엔 다소 높은 가격대 때문에 이용하기 어려웠던 백화점 리빙관에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3개월 간 롯데백화점 매출을 분석한 결과, 가전과 가구가 각각 28%와 21%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백화점 전체 매출이 5% 역신장 한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라는 게 백화점 측 설명이다. 식기·홈데코 등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더 팔렸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이례적으로 추석선물로도 리빙 기획 상품을 마련, 품목을 50개 이상으로 늘렸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올해(1~8월) 가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7% 늘었다. 심지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8월에도 매출이 39.1% 증가하는 등 강세를 이어갔다. 신세계백화점은 리빙 품목 중에서도 명품 가구에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고 강남점에 폴트로나프라우, 놀, 에드라 등 명품 고급 가구 브랜드를 단독으로 입점시켰다.

박성주 신세계백화점 생활팀장은 “워라밸 문화가 확산된 후 일과 삶을 구분하고 집을 위해 과감히 투자하는 고객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면서 “명품 가구 브랜드의 다양한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언박싱’은 헤럴드경제 컨슈머팀이 취재 현장에서 발굴한 재밌는 현상들을 여러분께 공개(언박싱)하는 코너입니다. 기사를 통해 기다렸던 택배를 언박싱할 때처럼 즐겁고 짜릿한 경험을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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