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여파 등 강남 소형아파트도 1000만원 월세 등장 “향후 더 상승 가능성”
서울 서초구 서초동 트라움하우스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임대차 3법(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계약갱신청구권제)과 정부 규제 정책 등의 여파로 하반기 수도권 전·월세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서울 강남권에서 월 1500만원에 달하는 ‘초고가 월세’ 계약이 또다시 등장했다.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3일 서초구 서초동 트라움하우스 3차 전용면적 273.81㎡가 보증금 2억원, 월세 150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월세 1500만원은 올해 하반기 공동주택 임대차 계약 중 가장 높은 금액으로, 지난 5월 강남구 청담동의 마크힐스이스트윙 전용 192.8㎡ 계약(보증금 5억원)과 동률이다.
고급주택의 대명사로 꼽히는 트라움하우스는 지난 2006년 이후 15년 연속 ‘전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공시가격 발표에서 트라움하우스 5차 전용 274.63㎡은 69억9200만원으로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중 1위에 이름을 올렸다. 2위는 용산구 한남더힐 전용 244.78㎡로, 65억68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 1992년부터 2003년까지 순차적으로 준공한 트라움하우스는 대부분 복층 형식으로 꾸며져 있고, 내·외부 시설에 최고급 외국산 마감재와 수제품 등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보안이 철저해 국회의원·기업인·연예인 등으로부터 선호도가 높다.
서초구 서초동의 A공인중개사 대표는 “초고급 주택의 경우 매물도 많지 않은데다 지인끼리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도 많다”면서 “매매·전세에 상관없이 층수와 방향 등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1차 전용 222.48㎡가 지난 7월 보증금 3억원, 월세 130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고, 서초구 우면동 서초힐스 전용 59.91㎡ (보증금 2억원, 월 1200만원), 서초구 방배동 어퍼하우스 전용 241.1㎡(1억원, 11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서초힐스의 경우 소형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월세 1000만원을 돌파해 눈길을 모았다. 지난해 월세 최고가는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전용 217.8㎡가 기록한 1500만원(보증금 5억원)이다.
월 1000만원이 넘는 초고가 월세 계약은 올해 총 10건 가운데 강남구와 서초구가 각각 5건과 4건을 기록했다. 나머지 한 곳은 동작구 흑석동 마크힐스 전용 244.43㎡(보증금 1억원, 월 1000만원)로 조사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12만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평균 월세는 71만원이었다.
전월세 매물 부족 등의 여파로 향후 초고가 월세를 비롯해 전반적인 월세 가격 상승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 의원은 “정부의 임대차 3법 개정으로 월세를 1000만원 넘게 내는 임차인까지 보호를 받게 됐다”면서 “정부 정책이 서민들의 주거 불안은 해결하지 못하고, 여유 있는 계층의 임차료는 보호해주는 역설적인 결과를 불러올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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