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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파괴·교통난’ 지자체·주민 반발…태릉 1만호 공급 ‘산넘어 산’[부동산360]
혼돈의 태릉골프장
내년 상반기 사전청약 일정 공개
노원구민, 집단행동·릴레이 시위
구청, 자체 교통성 검토용역 발주
시민단체, 전면 생태 공원화 주장
전문가, 획기적 교통대책 필요성

정부가 8·4 주택공급 대책에서 1만 가구의 대규모 주택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CC) 부지를 두고 주민 반발이 갈수록 거세게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최근 내년 상반기 태릉CC의 사전청약 일정을 발표하겠다고 밝혔지만, 지역 주민들은 “환경을 파괴하고 교통난을 심화시키는 고밀도 개발은 안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지난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열린 '태릉 골프장 시민개방의 날 출입신청' 기자회견에서 김동언 서울환경운동연합 생태도시팀장이 발언하고 있다.[연합]

태릉CC 개발과 맞물려 육군사관학교(육사) 이전,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훼손에 대한 문제 제기도 계속되면서,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자체 태스크포스(TF)까지 구성해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교통성 검토 용역을 발주해 대응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태릉골프장 부지의 사전청약 일정을 놓고 정부와 지자체, 주민 간 조율에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단 국토교통부는 내년 상반기께 태릉골프장을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해 이르면 2023년 착공 및 분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공공분양과 일반분양 물량을 포함해 5000가구 이상이 청약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사전청약 물량은 2000가구로 예정됐다. 국토부는 내년 상반기 교통 대책 수립 후 구체적인 사전청약 계획을 발표할 방침이다.

노원구 주민들은 태릉골프장 개발에 항의하며, 그린벨트 해제 반대와 대규모 공원 조성, 실효성 있는 교통대책 수립 등을 요구하고 있다. 태릉 개발 백지화 목적의 온라인 모임에는 이달 29일 기준 660여명의 노원구 주민이 가입해 반대 서명과 릴레이 시위에 나서는 등 집단행동에 돌입했다.

인근 별내지구와 갈매지구, 다산신도시 영향으로 외곽순환고속도로 등의 교통 체증이 심각한 상황에서 1만 가구의 아파트가 추가 공급되면 교통난이 불보듯 뻔하다는 지적이다. 이 지역에는 3기 신도시 중 가장 큰 6만6000가구 규모의 왕숙 신도시도 조성된다.

현재 노원구청은 이같은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정부 개발 계획에 대응하기 위해 TF를 꾸리고 있다. 또 정부의 광역교통 개선 대책 수립과는 별도로 최근 자체적으로 교통성 검토 용역을 발주했다. 태릉골프장 개발에 따른 교통영향을 조사·예측하고 각종 문제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으로, 내년 1월 초안 보고서를 통해 국토부 등 정부와 협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노원구는 정부의 8·4 대책 발표 당시 “노원구는 30여년 전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으로 조성된 도시로 전체 주택의 80%가 아파트로 이뤄져 우리나라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고 주차난과 교통체증 문제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노원구 주민들은 정부가 내놓은 교통 대책에 대해 “현실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8·4 대책의 태릉골프장 교통대책으로 상봉~마석 구간 경춘선 추가 투입과 화랑로와 북부간선도로 확장, 지하철역 연계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신설 등 내용을 발표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민이 내놓는 의견 중 합리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개발계획 수립 과정에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들도 환경 훼손을 이유로 개발을 반대하고 있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최근 “개발보다는 전면 생태 공원화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지역 주민들이 수긍할만한 교통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태릉골프장 일대는 지금도 교통난이 심각해 지역 주민의 반발이 클 수밖에 없다”면서 “청담동 영동대로에서 성북구 석관동까지 10.4㎞ 구간을 지하화하는 ‘서울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을 태릉 지역까지 확대하는 등의 획기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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