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SSF샵 ‘마이피드’·롯데온 AI 브랜드 ‘데몬즈’
AI 도입하면 매출 는다? ‘반신반의’
롯데온 프로젝트 브랜드 '데몬즈' [사진출처=롯데온 공식 SNS]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회색 카디건을 클릭하자 카디건과 어울리는 코트·셔츠·가방이 함께 추천된다. 화면을 내리자 이번에는 내가 고른 회색 카디건과 비슷하게 생긴 상품 10개가 연달아 소개된다. 옷 하나를 저장했을 뿐인데 제안되는 코디 유형은 8가지, 어울리는 옷·비슷한 옷 추천 가짓수는 100가지가 넘는다.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옷 사진을 제공하면 이와 유사하게 옷을 디자인할 수도 있다. 최근 힙합 아티스트 치타는 반려묘, 변화된 자신의 모습 등 직접 고른 이미지를 AI(인공지능)에 전달했고, AI는 스스로 뽑은 데이터를 합쳐 치타가 생각한 디자인을 만들어냈다.
AI(인공지능) 기술이 바꿔놓은 패션 브랜드의 개인화 서비스의 모습이다. 과거에 클릭했던 상품 혹은 세대별로 인기가 많은 상품을 추천하는 수준에 머물렀던 AI 추천 기술이 개인 취향을 반영할 수 있도록 고도화·정교화 되고 있다. 시행 초기인만큼 AI 기술이 판매량 증가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의견과 새로운 시도에 의의를 두자는 의견이 공존하고 있다.
삼성물산 SSF샵 고객 개인화 서비스 '맞춤 스타일링' [사진출처=SSF샵 앱 화면] |
10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주요 패션기업들이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개인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삼성물산 SSF샵은 최근 AI 기반 상품 추천 페이지 ‘마이피드’ 베타 서비스를 끝내고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상품 조회나 구입, 마이브랜드 설정 등 소비자의 행동 패턴을 바탕으로 상품이나 이벤트를 맞춤 추천하는 서비스다. 또한 생활 속에서 발견하게 되는 마음에 드는 의류나 가방의 사진 뿐 아니라, 모델 착장 이미지를 등록하면 가장 유사한 옷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롯데온은 최근 AI 기술을 활용한 브랜드 ‘de MonZ(데몬즈)’를 론칭했다. 롯데온과 협업하는 스타트업 ‘디자이노블’의 AI는 전 세계 의류의 패턴과 색상, 소재 등을 분석해 상품 트렌드로 정리한 다음 컬렉션, 룩북 등의 자료를 참고해 스스로 스케치 작업을 할 수 있다. 롯데온은 데몬즈를 사진 한 장으로 ‘나만의 디자인’까지 가능한 수준으로 플랫폼화 할 계획이다.
패션업계는 AI 기반 서비스가 다양한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롯데온의 자체 조사 결과 72시간 학습한 AI의 판매 예측 적중률은 10년차 상품기획자(MD)보다 약 20%포인트 높은 76.8%로 나타났다.
다만 시행 초기인만큼 AI 추천 서비스가 판매량 증가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옷을 추천하려면 그만큼 소비자 정보·행동패턴을 분석해야 하는데 현재 주요 업계에서 활용하는 정보는 소비자가 ‘클릭’한 상품들 위주이기 때문이다. 가족이 입는 옷이나 선물용 상품을 고를 경우 데이터에 혼란이 생길 수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 A씨는 “홈페이지 화면 배치에 따라서도 제품 클릭 수는 상당히 달라져 클릭 수만을 믿기 힘들다”며 “또한 일반 생활용품과 달리 패션 부문은 세부적인 디자인도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치기에 현 수준의 AI 추천 기술에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기술의 필요성에는 업계 전반이 공감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 B씨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경쟁력 확보를 위해 그것(AI 기술 활용)이 우리의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