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불구하고 ‘익명 투서’ 등 의혹 어린 시선도
국군안보지원사령부(안보지원사)가 지난 1일 창설 3주년을 맞았다. 전제용 안보지원사령관이 지난 6월 말 전반기 성과분석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안보지원사 홈페이지] |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어두운 과거를 뒤로하고 국민과 군으로부터 신뢰받는 군 정보수사기관을 표방한 군사안보지원사령부(안보지원사)가 지난 1일로 창설 3주년을 맞았다.
안보지원사는 창설 3주년을 맞아 부대 연혁과 업무, 임무 등을 중심으로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퀴즈이벤트도 진행중이다.
6·25전쟁 당시 특무부대로 출발한 안보지원사는 방첩부대와 국군보안사령부, 국군기무사령부를 거쳐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안보지원사의 전신인 특무부대와 방첩부대, 보안사, 기무사의 역사는 음산하고 어둡다.
보안사 시절이었던 1980년 전두환 신군부의 12·12 쿠데타와 1990년 민간인 사찰이 대표적이다.
결국 보안사는 1991년 쇄신을 내걸고 기무사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그러나 기무사 역시 2016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사건과 촛불집회 당시 계엄령 검토와 친위 쿠데타 준비 정황이 적나라하게 보여주듯 정치개입과 불법행위를 자행함으로써 또다시 국민을 배신하고 말았다.
다시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이후 기무사를 근본적으로 해편해 과거와 역사적으로 단절된 새로운 사령부를 창설하라는 지시에 따라 해체를 거쳐 안보지원사로 재창설하게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일부 부서를 폐지하고 인원을 대폭 감축하는 등 형식상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업무 범위를 군사안보지원사령부령에 의거한 군 보안업무와 군 방첩업무, 군 관련 정보의 수집·작성 및 처리, 그리고 군사법원법에 따른 일부 범죄 수사 권한으로 제한하는 등 의미 있는 조치가 뒤따랐다.
특히 정치개입·민간사찰·직권남용 등을 부대원들이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3불(3不)행위’로 명문화하고 위반시 ‘원아웃’하기로 한 것은 평가할만한 대목이다.
다만 안보지원사 입장에서는 억울할지 모를 일이지만 어두운 역사의 뿌리가 원체 깊고 단단하다보니 국민과 군의 신뢰를 얻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일례로 올해 들어 국방부 기자실로는 지난 5월 1차례, 지난 8월 2차례 등 모두 3차례에 걸쳐 안보지원사가 과거 기무사 시절 행태를 되풀이하고 있다는 주장의 투서가 배달됐다.
‘김길동’, ‘홍제보’ 등 명의의 투서는 안보지원사의 폐쇄적 조직운영과 방만한 예산, 작전부대 동정 파악, 준사관 선발 제도 등을 지적했다.
안보지원사가 반박하는 입장을 내놓은데다, 익명의 제보인 만큼 일방적 주장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밖에서는 알기 어려운 구체적인 내용들도 상당수라는 점에서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의 나름 ‘충정의 발로’일 수 있다는 해석도 사라지지 않는다.
여기에 작년부터 최근까지 군 이슈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던 마당에 군 정보수사기관이자 군 유일의 보안·방첩기관인 안보지원사가 제대로 역할을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줄을 이었던 국내 방산업체 해킹과 기술 유출사고 과정에서 군 보안·방첩 전문조직인 안보지원사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진 내용이 많지 않다.
본격적인 정치의 계절을 지나 새 정부 출범 뒤 안보지원사가 맞이하게 될 내년 창설 4주년 때 어떤 평가가 가능할지 지켜볼 일이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