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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생성까지 2000년 걸린 에베레스트 빙하, 25년 만에 사라져 [나우,어스]
원인은 지구온난화…1990년대 이후 급속 변화
“북극곰 버금가는 흉조”
주변 16억명 눈사태·물부족 우려
에베레스트 쿰부 아이스폴의 얼음이 녹고 있는 모습을 담은 타임랩스. [유튜브 'David Snow' 채널 캡처]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2000년에 걸쳐 생성된 에베레스트 정상 근처의 빙하가 최근 25년 사이에 없어졌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 메인대 연구진을 포함한 과학자들과 등반대원들은 2019년 에베레스트 등반 루트의 하나인 ‘사우스콜’ 일대를 탐험한 뒤 이 같은 결과를 네이처 포트폴리오 저널(NPJ) ‘기후와 대기과학’에 게재했다.

원인으로는 지구 온난화가 지목됐다.

관측 결과 빙원(氷原)의 일부였던 빙하가 거의 눈처럼 변했다.

이런 변화는 1950년대 초 시작됐을 수도 있지만 1990년대 들어 가속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2019년 탐험 당시 10m 길이의 빙상코아(오래 묻혀있던 빙하의 얼음 조각)를 파내 분석했다.

온도와 풍향, 습도를 측정하는 자동기후관측기(AWS)를 두 곳에 설치해빙하가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는지를 알아내려 했다.

탐험대를 이끌었던 폴 마예프스키 메인대 기후변화연구소 소장은 “그 대답은 분명한 ‘예스’였다”고 밝혔다.

마예프스키 소장은 특히 1990년대 이후에는 두 말이 필요 없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인류가 조장한 기후변화가 사람의 손이 거의 닿지 않는 지상 최고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눈 덮인 지표 때문에 유지되는 중요한 균형이 깨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마예프스키 소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인간이 에베레스트 일대를 점유한 이래 경험했던 상황과 크게 달라지고 있다”면서 “그 변화의 속도도 매우 빠르다”고 강조했다.

빙하가 사라지면 더는 햇볕을 반사할 수 없어 얼음이 녹는 속도는 더 빨라진다.

모의실험 결과 태양광에 심하게 노출되면 약간의 습도 저하나 강풍 등 스무 가지가 넘는 요인들로 인해 해빙이나 증발이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베레스트 쿰부 아이스폴의 얼음이 녹고 있는 모습을 담은 타임랩스. [유튜브 'David Snow' 채널 캡처]

연구진은 에베레스트에 있는 빙하가 빠르게 유실되면 눈사태가 잦아지고 그 주변 16억 인구의 식수나 관개, 수력발전 등 용수가 고갈되는 등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당장은 에베레스트 등반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마예프스키 소장은 “북극곰이 지구온난화의 상징이 됐지만, 에베레스트 꼭대기에서 일어나는 일도 또 하나의 경고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2019년 에베레스트 탐험 당시 지상 최고 높이(해발고도 8020m)에서 빙상코아를 굴삭했고, 의복이나 텐트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미세플라스틱을 가장 높은 곳(8440m)에서 발견했으며, 소위 ‘데스 존’(죽음의 지대·8430m)에 자동기후관측기를 설치했다는 세 가지 기록을 세워 기네스북에 올렸다.

사람이 산소를 제대로 호흡할 수 없는 해발 8000m 이상 고지대를 가리키는 ‘데스 존’에 자동기후관측기가 설치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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