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이하 초소형 아파트 막판 공급 붐
홍콩의 한 66세 남성이 닭장 같은 집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이 곳에서 6년간 살았다. [SCMP 유튜브채널]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홍콩의 악명 높은 초소형 ‘나노 아파트’가 당국의 규제로 곧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9일 보도했다.
나노 아파트는 전체 면적 19㎡(6평) 이내에 주방과 침실을 넣은 비좁은 아파트를 말한다.
보도에 따르면 홍콩 정부 산하 개발국이 작년 12월에 공공 공급 지역에서의 최소 주거 면적 기준을 26㎡로 정하면서 나노아파트 시대의 종말을 예고했다.
단, 규제 대상에서 민간 시장이나 재개발 프로젝트는 빠졌다.
개발국은 대신 민간 재개발 프로젝트 진행 시 정부의 최소 주거 면적 가이드라인을 준수할 경우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면적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
이처럼 먼저 공공 주택의 최소 주거 면적을 넓힘으로써 민간 시장의 변화를 유도하는 전략이 차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글로벌 부동산서비스 JLL의 노리 리 선임부장은 "공공임대나 공공분양 모두 입주민에게 기본적인 주거 수요를 충족시키면서 나노 아파트를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 관련 싱크탱크인 아워홍콩재단의 라이언 입 대표는 “2019년 고가 부동산에 대한 모기지 규제가 완화되면서 나노 아파트 수요가 점차 감소하고 있으며, 신규 주택 건설 프로젝트에도 이런 흐름이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6년 완공된 홍콩의 최신식 나노아파트. 전체 면적 18㎡에 거실, 주방, 화장실, 침실까지 웬만한 주거 공간을 갖췄다. [게티이미지] |
규제가 나오기 직전에 나노 아파트 건설이 몰리면서 올해 면적 19㎡ 이하 아파트의 공급은 2015가구로, 지난해 960가구 보다 2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이언 입은 "올해 완공되는 나노아파트 수가 절정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공급 증가에도 홍콩 집 값이 연간 5%씩 오른 흐름에 맞춰 나노 아파트 가격은 올해도 상승할 것이라고 넬슨 웡 JLL 연구소장은 예측했다. 그는 일부 지역에서 나노 아파트의 ㎡당 가격은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노 아파트 재고량은 2016년 9601가구에서 2020년 1만2175가구로 26.8% 증가했다. 이는 전체 민간 주택 재고의 약 1%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나노 아파트가 늘어난 배경으로 공공주택의 극심한 공급 부족이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홍콩의 공공임대 아파트에 신청부터 입주까지 걸리는 평균 대기 시간은 지난해 5.9년으로 1999년 이래 가장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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