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측 동요 틀어 해산 시도했다가 물거품
[유튜브 'Dan Rogers'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뉴질랜드 의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의무화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해산하려 동요 ‘아기상어’를 틀었으나 시위대가 오히려 박수를 치며 율동을 따라하는 바람에 물거품이 됐다.
BBC 방송, AP 통신 등에 따르면 시위는 지난 8일 코로나19 규제에 반대하는 시위대 수백명이 수도 웰링턴 국회 앞 잔디 광장을 점거하면서 시작됐다.
시위대 규모는 다음날 수십명 단위로 줄어들었지만 주말 동안 다시 불어났다고 BBC는 설명했다.
이들은 도심 도로를 막아섰다가 지난 10일 100여명이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의회는 광장에서 시위대가 해산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지난 11일 잔디밭의 스프링클러를 가동해 해산에 나섰다.
그러나 시위대가 임시 배관을 만들면서 이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고 AP통신은 설명했다.
이후 트레버 맬러드 국회의장은 시끄러운 음악을 틀도록 지시해 재차 해산을 시도했다.
스피커에서는 미국 팝가수 배리 매닐로의 노래와 함께 높은 중독성으로 유명한 마카레나 음악, 그리고 코로나19 백신 메시지 등이 큰 소리로 흘러나왔다.
이에 시위대는 미국의 헤비메탈 음악을 틀면서 맞섰다.
[유튜브 'Dan Rogers' 채널 캡처] |
특히 의회 측은 일요일인 13일 한국에서 퍼져나가 세계적으로 유행한 동요 ‘아기상어’의 영어노래를 틀었으나 시위대가 오히려 율동을 따라하며 다같이 노래를 부르는 바람에 해산 시도는 물거품이 됐다.
이 시위는 2주 넘게 이어진 캐나다의 ‘자유의 호송대’ 시위를 모방해 열린 것이다.
캐나다에서는 지난달 29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를 반대하는 트럭 운전사들과 이를 지지하는 시위대가 모여 시위를 벌였다.
시위 열기는 수도 오타와를 넘어 국경지대까지 확산했고, 프랑스, 호주, 네덜란드 등 다른 나라까지 퍼졌다.
코로나19에 대응해 엄격한 방역 정책을 폈던 뉴질랜드에서는 백신 의무화 등 규제가 계속되면서 일부 시민들 불만이 커진 상태라고 외신은 전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