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 텔레그램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면 침공이 계속되는 가운데 수도 키예프에 남아 항전 중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해 우크라이나 국민 10명 중 9명 이상이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주말 사회학연구단체 ‘레이팅(Rating)’이 우크라이나 전역의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1%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률은 6%에 그쳤고,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는 의견은 3%였다.
이 같은 지지율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적 압박이 시작된 지난해 12월보다 3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해외 피신을 돕겠다는 미국의 제안을 거절하고 총리, 여당 대표 등 정부 주요 인사들과 함께 키예프에 남아 결사항전하겠다고 수차례 공언해왔다. 특히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 간 시가전이 개시된 이후에도 키예프 거리에 나서 자신이 건재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는 동영상을 배포하는 등 우크라이나 국민의 항전 의지를 맨 앞에서 이끈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는 분리주의세력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도네츠크주(州)에선 실시되지 않았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의 70%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공격을 격퇴할 수 있다고 본다’고 응답했다. 이는 최근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에 러시아군의 공세가 꺾이고 진격속도가 주춤해진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러시아군 일부 부대가 연료 및 기타 보급품 부족과 우크라이나군의 강력한 저항으로 애초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군사시설을 겨냥했던 러시아군이 민간의 인적·물적 피해를 증가시키는, 이른바 '포위 전술'로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우크라이나의 전투 상황과 관련해 그는 러시아군이 하리코프 진격 과정에서 큰 어려움에 부닥치는 등 우크라이나 북쪽 지역에서 강한 저항을 받으며 움직임이 느려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남쪽 지역에서는 러시아군이 약간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군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수도 키예프에서 약 30㎞ 떨어진 지역에 머물러 있지만 우크라이나군은 키예프 시내에 잠입한 러시아 정찰부대와 일부 전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그는 그러나 지금까지 러시아군에 넘어간 도시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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