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인 20여명이 4일 우크라이나에 가서 의용군으로 싸우겠다고 밝힌 뒤 우크라이나 대사관을 찾은 모습. [로이터통신 유튜브 캡처] |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태국인 수십명이 러시아에 침공당한 우크라이나에 가서 의용군으로 싸우겠다는 의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일간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전날 태국인 20여명이 의용군 참전과 관련한 정보를 얻기 위해 방콕의 우크라이나 대사관을 찾았다.
하루 전인 2일에도 일단의 태국인들이 의용군 참전 문의를 위해 대사관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수도 키이우(키예프)에 남아 러시아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우크라이나 수호에 참여하고 싶은 분들은 우크라이나로 와 달라. 우크라이나를 수호하는 그 모두가 영웅”이라며 우방국 국민을 향해 의용군 참여를 적극적으로 호소했다.
이들은 의용군 참전 관련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SNS에서 ‘우크라이나 의용군들’이라는 그룹도 만들었다고 전했다.
남부 나라티왓 주에서 삼림 감시원으로 일하는 뎃(39)은 신문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뉴스를 언론에서 접하고 의용군 참전을 생각했다고 밝혔다.
뎃은 “나는 힘이 센 사람들이 약한 이들을 괴롭히는 걸 싫어한다. 의용군으로 뽑힌다면 감시원 일을 그만두고 우크라이나로 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기를 사용할 줄은 알지만, 우크라이나로 가기 위한 항공기 값과 여행 경비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군 복무를 한 경험이 있는 골프(31)씨도 의용군 참전에 대해 문의하기 위해 주태국 우크라이나 대사관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대사관에서 받은 정보를 우크라이나 지지 그룹의 친구들에게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대사관 밖에 게시된 안내문에는 의용군 참전을 원하는 이는 군사 훈련을 받았음을 증명하는 서류를 포함해 관련 서류를 이메일로 대사관 관계자에게 제출해달라는 내용이 적혀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대사관측은 또 우크라이나 여행 경비를 포함한 각종 비용은 의용군 지원자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의용군 참전을 원하는 이 중 다수가 기본적인 무기 사용 교육을 받은 적이 없고, 징집돼 군에 복무한 이들도 실전 경험은 없다고 전했다.
타니 상랏 외교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에서 싸우기를 원하는 이들의 안전에 대해 외교부가 우려하고는 있지만, 우선순위는 태국민을 우크라이나에서 대피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방콕포스트는 전했다.
타니 대변인은 “우리는 태국인들이 목숨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러시아 당국은 외국인 의용군 자원자들이 체포되면 최소한 형사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 침공 당시 우크라이나에 거주하던 태국민 256명 중 130여 명이 태국으로 돌아왔고, 오는 5일에도 60명가량이 항공편으로 귀국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다만 31명은 가족이 있다는 이유 등으로 우크라이나에 머물기로 했다고 태국 외교부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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