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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러시아에서 진짜 휴대폰 판매 중단할까 [비즈360]
우크라 정부, 삼성에 러시아 제품 판매·서비스 중단 요청
해상·항공·철도 등 러시아 부품 운송 중단, 생산 차질
러시아 매출 비중 삼성전자 1.86%, LG전자 2.63%
러시아 모스크바에 걸린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2’ 옥외 광고. [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러시아에 진출한 국내 가전업계가 물류난으로 비상이 걸린 가운데 실제 스마트폰 등 제품 판매·서비스 중단이 현실화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텔,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이 잇따라 제재에 동참하면서 국내 기업들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우크라, 러시아 시장 판매 중단 요청…사실상 수출길 막혀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우크라이나 정부로부터 러시아 시장 내 서비스 및 제품 판매 중단을 요청받았으나 아직 회신을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하일로 페트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디지털혁신부 장관은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서한을 보내 삼성페이, 삼성 갤럭시스토어, 삼성숍을 포함한 삼성 서비스와 제품 판매를 일시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트위터에서 삼성에 “러시아의 탱크와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유치원과 병원을 폭격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의 멋진 제품이 러시아에서 사용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아직 답변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운영한 갤럭시S9 체험관. [삼성전자 제공]

인텔, 애플, 테슬라, 나이키 등 글로벌 기업들의 러시아 보이콧이 이어지고 항공·선박·철도 등 전방위적인 물류난으로 사실상 수출이 중단된 상황이지만 업계도 외교 문제가 기업 경영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방안을 민감하게 고심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우크라이나 난민 구호를 위해 600만달러(약 73억원)의 인도적 지원을 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우크라이나 난민에 대한 인도적 차원의 구호물품 지원 등을 국제기구와 연대해 추진중”이라며 “600만 달러를 우크라이나 적십자 등에 기부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100만달러 상당의 가전제품도 포함됐으며 임직원의 자발적 기부금도 추가할 계획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인텔이나 애플 등 미국기업과는 상황이 달라 적극적으로 제재에 동참한다고 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국제사회 제재와 별개일 수는 없는 상황에서 사실상 수출이 중단되고 우크라이나에도 인도적 지원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출 비중 2%지만…물류난에 '비상'

글로벌 주요 해운사 및 항공사들의 잇따른 러시아 운항 중단 여파가 본격 가시화되면서 가전업계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러시아 매출은 전체 비중의 2% 정도지만 생산 거점지 역할인 데다 현지 시장 내 영향력이 커 기업들은 사태 장기화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정학적 상황을 이유로 러시아행 선적을 중단했다.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독일 하파그로이드, 덴마크 머스크, 스위스 MSC, 프랑스 CMA CGM 등 글로벌 선사들이 러시아 노선 예약 중단을 발표한 데 이어 국내 최대 선사인 HMM까지 러시아행 화물 노선 예약을 중단하면서 물류난이 현실화됐다.

LG전자 역시 상황이 다르지 않다. 기존 현지 재고를 활용하면서 철도수송 등 가능한 대안들을 모색하고 있으나 항공은 물론 철길까지 막힐 위기에 처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칼루가 지역에, LG전자는 루자 지역에 가전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물류난으로 주요 핵심 부품 공급이 어려워지면 현지 공장들의 생산에도 차질을 빚고 판매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LG전자 러시아 루자 공장 내부. [헤럴드경제DB]

이에 따른 재무적인 타격도 예상된다. 러시아 현지 법인들의 매출을 보면 삼성전자는 4조3963억원(2020년 기준, 스태티스타 자료), LG전자는 1조6634억원이었다.

전체 매출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삼성전자가 1.86%, LG전자가 2.63%이지만 단순히 매출만으로 시장의 중요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러시아 공장을 운영하며 독립국가연합(CIS) 지역 내 매출을 책임지고 있는 데다 스마트폰과 TV 등 가전시장에서는 선두를 달리고 있어 러시아 시장 내에서의 영향력을 포기하기도 쉽지 않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러시아 선적 중단과 관련해 성명을 통해 “현재의 복잡한 상황을 면밀히 주시해 다음 단계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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