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대피로·물자지원 차단해 협상 지렛대 키우려 노력”
[유튜브 'Sky News'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러시아군이 시민을 굶주리게 하는 수법으로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마리우폴을 굴복시키려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마리우폴은 3주째 러시아군의 무차별 공격을 받고 있으며 포위된 채 물자공급이 끊어져 민간인 고통이 점점 커지고 있다.
드미트로 구린 마리우폴 시의원은 21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러시아가 인도주의 통로를 열지 않고 인도주의적 호송대가 도시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걸 보니 러시아가 외교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도시를 굶주린 상태로 만들려는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시가 항복하지 않는다면, 물론 항복하지 않을 것이지만 러시아는 사람들을 밖으로 못 나가게 하고 인도주의적 호송대는 안으로 못 들어오게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날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에 있는 우크라이나군에 보낸 최후통첩을 거절했다.
러시아군은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 통로를 개설하고 식량과 의약품 등 지원 물품의 진입을 허용하겠다는 조건으로 즉각 항복을 요구했지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결사항전 의사를 밝혔다.
마리우폴은 동부 친러시아 반군의 점령지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무력으로 병합한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요충지다.
러시아군은 마리우폴 장악 여부가 자국 군대 전체의 사기와 직결된다고 보고 점령을 위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달 1일부터 러시아군의 집중 공격을 받으면서 도시 전체가 폐허로 변했고 민간인 피해실태와 인도주의적 상황이 심각하다.
[유튜브 'Sky News' 채널 캡처] |
주민 40만명의 마리우폴은 현재 약 30만명이 물과 음식이 떨어진 상태로 안에 갇힌 것으로 추정되며 도시에 인도 지원 물자를 보급하려는 흐름도 차단된 상태다.
지난 16일엔 1000여명이 대피해있던 마리우폴 극장이 러시아군의 폭격을 받아 수백명이 건물 잔해에 깔렸는데 구조작업이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구린 의원은 “(러시아군의) 공격이 멈추지 않기 때문에 구조대가 이 잔해를 치울 수 없다”며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주거지역 건물 80%가 피해를 보거나 파괴됐으며 그중 3분의 1은 보수조차 안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현재까지 마리우폴 주민 최소 2500명이 숨진 것으로 마리우폴 시당국은 보고 있다.
[유튜브 'Sky News' 채널 캡처] |
이날 양측이 열기로 합의한 인도주의 통로 8곳에 마리우폴은 제외됐고 마리우폴에 인도적 물자를 지원하려는 시도도 계속 실패로 돌아가는 상황이라고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가 밝혔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