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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한 중국 국제관계 전문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이 중국의 외교적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평가했다.
23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중국 인민대가 주최한 미국과 중국 간 관계 관련 온라인 세미나에서 이 대학 국제관계 전문가 리웨이 교수는 “중국이 이처럼 강대국 간 매우 복잡한 게임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굉장한 기회가 될 것이며 이 기회는 향후 몇 년간 중국의 전체적인 외교적 환경과 외부적 환경도 구축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강대국으로 부상했기 때문에 방관자로 남지 않고 적극적이든 소극적이든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리 교수는 “2008년 금융위기 때도 미국은 중국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했지만, 전략적 수준보다는 오로지 경제적 수준에 국한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러시아, 미국, 유럽연합(EU), 우크라이나 모두 중국에 역할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중국이 강대국 간 균형을 찾는 게임에서 연주를 하고 리듬을 탈 수 있는 능력을 시험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중국을 이 전쟁에 대한 괜찮은 출구전략을 제시할 유일한 희망으로 보고, 미국과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다른 유럽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는 데 중국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영상 통화에서 우크라이나가 평화를 되찾는 데 미국과 협력하겠다면서도 러시아의 침공을 비난하지는 않았다.
중국은 서방의 제재에도 러시아와의 교역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수백만 달러 규모의 구호 물품 지원을 약속했다.
리 교수는 중국이 강대국과의 관계를 신중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우리의 안보와 에너지 주요 파트너”라면서도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는 군사동맹이 아니고 우리의 관계는 제3자를 겨냥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리 교수는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중국의 커지는 영향력을 억제하고자 동맹,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국제 안보와 관련한 주요 이슈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한다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동력을 약화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이 기회를 잡음으로써 중국은 EU와 더 가까워질 수 있다”며 “우리는 경제적으로 EU가 필요하며 EU는 미국만큼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국도 러시아의 전쟁 종식이 필요하다면서 “안보 전략 차원에서 우리는 안정적인 러시아가 필요하고 러시아가 온전한 상태로, 이상적인 방식으로 전쟁이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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