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FRONTLINE PBS | Official'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러시아 내부에서 분열이 발생하고 있다.
짧은 시간 내 우크라이나에 승리를 거둘 것이란 예상이 빗나가면서 전쟁이 장기화 양상을 띠고 있고, 러시아 측의 피해가 크게 늘어나자 러시아 지도층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군 퇴역 장교 등 내부 소식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러시아 내부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비판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선 NYT는 러시아군 장교들과 퇴역 장교들로 구성된 한 모임에서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명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나왔다는 사실에 대해 소개했다. 해당 모임은 전쟁 시작 전인 지난 1월 결성됐다.
이 모임의 대표인 레오니드 이바쇼프 예비역 장군은 선언문에서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는 것은 극도로 위험하고 러시아에겐 이익이 없을 것”이라면서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을 평생 적으로 만들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전쟁 가능성을 감수해야 하는 만큼 러시아 존재 자체를 위협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군 고위 지휘부가 다수 사망한 것도 러시아 엘리트 집단 내 분열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NYT는 분석했다.
우크라이나는 최소 6명의 러시아 장성이 사망했다고 밝혔고, 러시아는 이들 중 한 명의 사망을 인정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러시아군의 사망자 수를 정확히 확인할 순 없지만, 러시아군은 잘못된 정보 때문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러시아는 3주 전인 지난 2일 마지막으로 러시아군인 498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현재 러시아군의 사망자를 7000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한 러시아 관변 언론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 사망자 수가 1만명에 육박한다는 내용의 러시아 국방부 통계 자료를 보도했다 삭제하는 일도 있었다.
희생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러시아 내부에서도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며, 이런 이유 때문에 푸틴 대통령의 측근 간에 책임을 둘러싼 비난전이 시작됐다고 NYT는 전했다.
러시아 연방정보국(FSB) 대령 출신이자 우크라이나 동부 분리주의자들의 전 국방장관인 이고르 기르킨은 지난 21일 NYT와 온라인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에 대해 “대격동적으로 잘못된 평가를 했다”면서 “적은 모든 면에서 과소평가됐다”고 말했다.
러시아 군사·안보 서비스 전문가인 안드레이 솔다토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서의 전략 실패는 러시아 지도부에도 균열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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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다토프는 우크라이나에서 스파이 모집과 교란 작전을 감독하는 러시아 정보당국 고위 관리가 부국장과 함께 가택연금에 처해졌다고 전했다. 또 푸틴 대통령의 잠재적인 후계자로 거론되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도 직위가 해제됐다고 한다.
특히 이 같은 러시아 지도부의 균열은 러시아 고위 장군들의 죽음과도 연관돼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군 지휘부의 사망으로 러시아의 군사적 효과가 곧 잠식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군 지휘부의 사망은 러시아 군 운영상 안보적 실패가 반영된 것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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