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집권·코로나19 팬데믹 등에 러 선전·극우 활동 기반 마련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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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러시아가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내놓고 있는 각종 거짓 주장들을 미국 내 극단적 우파 인사들이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3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한 달이 지난 현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끄는 크렘린궁과 미국 내 극우 담론을 이끄는 주요 논객들이 소셜미디어(SNS)와 팟캐스트, TV 채널 등을 통해 각종 거짓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표적으로 미 보수성향 매체인 폭스뉴스의 진행자 터커 칼슨과 보수 논객 캔디스 오웬스 등은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 명령이 정당방위 차원에서 취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또, 극우 성향의 팟캐스트 진행자인 조 올트만과 또 다른 우파 논객인 라라 로건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비나치화·비무장화’하기 위해 특별 군사 작전을 벌인다는 주장을 그대로 실어날랐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일부 우파 미국인들이 러시아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러시아 측도 극우 미국인들의 잘못된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서로 공생하고 있다”며 “이들은 힘을 합쳐 푸틴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고, 서방 동맹국 지도자들을 도발자와 허풍쟁이, 거짓말쟁이 등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미국 내 극우 논객들의 초점은 우크라이나가 미국 등 서방이 제공한 생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러시아측의 주장에 맞춰져 있다. 그들은 푸틴 대통령의 주장을 근거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서방 정부들을 비판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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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정보전을 연구하고 있는 토머스 리드 미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러시아와 미국 극우 세력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DC 소재 비영리단체인 민주주의보호를위한연합 브렛 샤퍼 선임연구원은 “극우 인사들의 발언이 미 여론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라며 “영향력의 크기를 제쳐두고라도 미국인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자체가 러시아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 수년간 페이스북 등 SNS를 집중 공략해 미국 내 친(親)러시아 여론을 형성하려 노력하고, 러시아와 푸틴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사실상 도왔던 것도 최근 여론전에서 러시아 측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NYT는 평가했다.
샤퍼 선임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러시아가 운영하는 선전 도구와 미국 극우 세력의 강화에 일조했다고도 봤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각종 거짓 정보가 과거 코로나19 백신 반대 페이스북 채널이나 텔레그램 등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내 극우 인사들은 자신들의 SNS 채널 등을 통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는 미국의 꼭두각시 ▷우크라이나가 동부 돈바스 지역 친러 반군에게 선제공격 ▷나토 동진(東進)을 고집한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의 책임자라는 등의 러시아 측 주장을 그대로 실어날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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