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방문 우크라 軍병원 분위기와는 딴판
두 다리를 잃고 병상에 누운 한 부상병이 26일(현지시간) 유누스 벡 예프쿠로프 러시아 국방부 전투교육 차관으로부터 훈장을 받고 있다. [데일리메일]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 중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부상을 당한 뒤 본국 병원으로 후송, 치료 중인 병사들에게 국가적 영예인 훈장을 수여했다.
하지만, 정작 이를 받고 있는 병사들의 표정은 포상을 받는 사람이란 게 무색할 정도로 굳어 있거나, 멍한 표정을 짓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러시아 군부가 최전선에서 목숨을 건져 돌아온 부상병들에게 훈장을 전달했지만, 정작 부상병들은 절망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현지 한 군 병원을 찾은 알렉산드르 포민 러시아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다친 부상병들을 직접 찾아 훈장을 수여하며 위로했다.
이날 훈장을 받은 부상병들 중에선 팔다리를 모두 잃고 침대에 누워있는 병사를 비롯해, 걷지 못하고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병사들도 있었다.
포민 차관은 휠체어를 탄 8명의 부상병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이 자리에서 포민 차관은 “여러분은 주어진 임무를 100% 완수했다”며 “진짜 남자, 진짜 군인처럼 여러분은 러시아의 자랑스런 군사적 전통을 이어 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훈장을 받고 악수를 한 부상병들의 표정은 하나 같이 밝지 못했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병사들은 웃음기 하나 없는 표정을 띄거나 허공을 쳐다봤고,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전날 유누스 벡 예프쿠로프 러시아 국방부 전투교육 차관이 다른 군 병원을 방문해 훈장을 수여했을 때도 비슷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 부상을 입은 러시아 병사들이 27일(현지시간) 알렉산드르 포민 러시아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으로부터 훈장을 받고 있다. [데일리메일] |
두 다리를 잃고 병상에 누운 한 부상병은 예프쿠로프 차관이 훈장을 달아주는 동안 멍하니 허공만 응시했다.
예프쿠로프 차관은 “곧 다시 걷게 되길 바란다”는 말만 남기고 이내 자리를 떴다.
이 같은 반응은 지난 13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부상병을 만났을 때와는 180도 다른 것이다.
당시 군 병원에 누워 있던 우크라이나 부상병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방문하자 밝은 표정을 맞이하고, 직접 사진 촬영을 요청하는 등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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