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 침공으로 인해 서방 국가들로부터 고강도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 정부가 모스크바 주재 스위스 명품 시계 회사에 들이닥쳐 수백만달러 상당의 시계를 압수했다.
스위스가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동참하자 보복 차원의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28일(현지시간) 스위스 일간지 NZZ와 영국 B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2일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들이 스위스 명품 브랜드 오데마피게 모스크바 지사를 급습, 제품을 압수했다.
이들 제품은 개당 7만파운드(약 11억원)에 이르는 고가의 시계들로, 총 수백만 달러에 이른다. FSB 요원들은 관세법 위반을 압수 이유로 들었다.
스위스 정부는 보도 내용을 확인하지는 않았다. 다만 명품 수출 금지가 일부 기업들에게 ‘불확실성’을 야기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오데마피게 측도 BBC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관계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에 수출된 스위스 시계는 2억6000만스위스프랑(약 3000억원)에 달한다. 스위스 명품을 애호하는 러시아 재벌들의 성향을 고려하면 스위스 시계 업계에서 러시아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실제로는 이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는 중립국인 스위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러시아에 대한 서방 제재에 동참한 지 며칠 만에 나왔다. 스위스 기업들도 러시아 시장에서 속속 발을 빼는 추세다.
오데마피게도 모스크바에 있는 영업점 2곳을 폐쇄하고 러시아 영업을 잠정 중단했다.
이에 러시아 정부는 자국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영업을 중단한 외국기업의 자산을 압수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미 러시아 항공사들이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기업에서 임대한 여객기 수백대를 압수했고, 이를 돌려달라는 소유주들의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