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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영국에서 한 차량 운전자가 시골길을 주행하던 도중 마주오던 자전거와 직접적인 충돌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주의해 자전거 운전자를 넘어지게 했다며 법원으로부터 160만원 이상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선에 따르면 영국 노샘프턴셔 지역에 위치한 에쉬비 St.레저라는 시골 마을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랜드로버 디펜더를 몰던 한 운전자는 옆을 지나쳐간 자전거 운전자와 접촉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주의한 운전을 했다는 이유로 1008파운드(약 161만원)의 벌금을 받았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에서 해당 SUV 차량이 한줄로 늘어서 도로변을 달리던 자전거 옆을 지나쳤고, 이 과정에서 자전거를 타던 한 여성이 중심을 잃고 넘어져 도로 밖으로 튕겨 나갔다.
이 영상은 사고를 당한 자전저 운전자 뒤에서 자전거 주행을 하던 사람의 헬멧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영상을 제출 받은 경찰은 사건을 조사해 기소 의견을 법정에 넘겼고, 노샘프턴셔 치안 판사는 차량 운전자에 대해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운전을 했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벌금 외에도 수리비 100파운드(약 16만원)를 지불하고, 피해자에게 101파운드(약 16만원)를 추가로 주라고 명령했다.
SNS 상에서 영국인들은 사건의 책임과 처벌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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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 측을 옹호하는 한 사람은 "충분히 자전거가 지나갈 공간을 남겨뒀고, 넘어진 자전거의 여성은 페달에서 제때 발을 빼내지 못해 넘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운전자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람은 "도대체 어느 대목에서 범죄를 저지른 것인지 모르겠다"며 "솔직히 운전자가 더 할 수 있는게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팽팽했다.
한 시민은 "비록 접촉은 없었지만 차량이 자전거가 운행하는 것을 봤다면 속도를 늦추거나 멈췄어야 했다"며 "자칫 자전거를 탄 여성이 도로 바깥이 아니라 차량 쪽으로 넘어졌다면 정말 큰 일이 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사람은 "자전거를 탄 사람이 이 상황에선 약자"라며 "운전자가 좀 더 배려했어야 했다"고 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노샘프턴셔 경찰서 관계자는 "차량 운전자들은 도로 상에서 자전거를 만난다면 최소 1.5m 이상 간격을 벌리고 서행해야 한다"며 "영상의 상황처럼 좁은 도로에선 자전거가 안전하게 지나갈 수 있도록 차량이 멈췄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