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이른바 ‘오바마 케어’의 근간인 ‘전국민건강보험(ACA)’ 강화 방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버락 오바마(오른쪽 첫번째) 전 미국 대통령이 조 바이든(왼쪽 첫 번째) 대통령을 “부통령”이라 칭하며 농담하자 바이든 대통령이 거수 경례를 하고 있다. [유튜브 ‘WBNS 10TV’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나란히 서 이른바 ‘오바마 케어’의 근간인 ‘전국민건강보험(ACA)’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함께 한 것은 2017년 오바마 전 대통령 퇴임 이후 5년여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오바마 행정부 시절 최대 성과로 꼽히는 전국민건강보험법을 강화하는 방안을 발표하는 자리에 오바마 전 대통령을 초청했다.
먼저 연단에 선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재임 시절 부통령으로 인연을 쌓은 바이든 대통령을 “부통령”으로 칭하며 격의 없는 우애를 표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거수경례를 하며 화답하기도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어 전국민건강보험법 통과를 그의 재임기 최고의 업적으로 꼽으며 이를 강화하기 위한 바이든 대통령의 조치에 지지를 쏟아냈다.
이어 연단에 오른 바이든 대통령은 “좋았던 옛 시절이 생각난다”며 특유의 입담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오바마 전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하면서 누가 어느 자리에 앉을지를 몰라 우왕좌왕했다고 발언해 좌중의 웃음을 사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전국민건강보험법은 많은 이름으로 불리지만 ‘오바마케어’가 가장 맞는 말”이라며 오바마 전 대통령의 업적을 치켜세우며 그의 든든한 후원자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건강 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는 일부 고용인의 가족들도 추가적 세금 혜택을 적용해 보험을 확대하는 내용의 제도 보완책을 공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으나 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거듭되는 악재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이날 발표된 로이터와 입소스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45%를 기록했다. 이는 한 주 전보다 3% 포인트 상승한 수치지만,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철군 이후 50%대로 떨어진 뒤 최저치 언저리에서 박스권을 오가는 수준이다.
정계에선 이번에 사회보험 카드를 꺼내 든 것도 국내 정치에서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한 반전 카드의 성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회보험 문제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으로 우위를 점하는 이슈 가운데 하나다.
특히 퇴임 후에도 탄탄한 대중적 인기를 구가하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백악관 '깜짝 귀환' 역시 이 같은 맥락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힘 싣기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다.
대통령과 부통령이라는 ‘정치적 운명공동체’였던 바이든 대통령과 오바마 전 대통령은 그동안 끈끈한 유대를 이어온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015년 암으로 세상을 떠난 바이든 대통령의 장남 보의 장례식에서 추도사를 한 사람도 오바마 전 대통령이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그들은 ‘워싱턴 친구’가 아니라 진정한 친구”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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