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돕기 위해 파병된 시리아 용병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는 모습. [BBC 유튜브 캡처] |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할 병력이 부족해지자 시리아 무장요원과 러시아인 용병을 파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서방 관리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서방 정보 당국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인 내달 9일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의 승리를 선언하길 원한다.
이를 위해서는 최소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의 통제권을 확실히 확보하고 크림반도가 육로로 연결되도록 남부 해안지역을 장악해야 한다.
이에 따라 최근 러시아군은 수도 키이우와 주변 지역 등 우크라이나 북부에서 군대를 철수하고 동부와 남부 지역으로 병력을 집중하기 위한 재정비 작업과 병력 확충 작업을 진행 중이다.
미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 2월 지상군 전투부대의 75%인 15만명 이상을 전쟁에 보냈지만 보급 문제와 예상보다 강력한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으로 사상자가 대거 발생하고 사기도 꺾인 상태다.
러시아는 4만명의 병사가 러시아 북부 키이우와 체르니히우 일대에서 러시아와 벨라루스로 철수했으며 수 주 내 재정비를 거쳐 우크라이나 동부에 재배치될 가능성이 크다고 NYT는 전했다.
병력 보충이 필요해진 러시아는 최근 13만명이 넘는 신병을 충원했으며 이미 은퇴한 예비역의 재입대도 받았다. 하지만 이들을 훈련해 전선으로 보내려면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러시아는 즉각 전장 투입이 가능한 전력 확보를 위해 러시아 용병과 오랜 내전을 겪은 시리아 출신 무장대원, 조지아와 러시아 극동지역에 배치한 징병·직업군인까지 동원하고 있다고 서방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NYT는 전했다.
대표적인 충원군은 사설 용병회사 와그너 그룹 소속이다.
미국의 한 고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에 배치된 사설 군사 업체 와그너 그룹의 용병 수가 초기보다 3배 넘게 늘어나 조만간 최소 1000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이 리비아에서 사용하던 대포와 대공무기, 레이더를 우크라이나로 옮겨오고 있다고 말했다.
시리아에서도 최소 300명 규모가 이미 러시아에 도착해 훈련 중이라고 NYT는 보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이런 계획이 계획만큼 성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국방부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담당했던 에블린 파르카스는 “용병은 정규군에 편입될 수 없는 부대여서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며 “이들의 잔악함을 알고 있는 까닭에 국제 여론도 러시아에 더 불리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국방전략국장을 지낸 코리 셰이크도 “이질적인 이들을 연합해 효율적인 전투 부대로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앞선 전투에서 손상된 군사 장비를 재정비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럽 주둔 미군 특수작전 사령관을 지낸 마이클 리패스 전 소장은 “러시아는 외국에서 부품을 얻을 수 없어 부서진 전차와 무기들을 재건할 능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비영리 연구기관인 CNA의 러시아 군사 전문가인 마이클 코프먼도 “러시아는 병력이 부족하며 우크라이나와 전쟁에서 장기전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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