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 네함머 오스트리아 총리. [유튜브 'Guardian News'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 가운데 처음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면 회담을 한 오스트리아 총리가 회담이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카를 네함머 오스트리아 총리는 이날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외곽의 대통령 관저 ‘노보오가료보’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을 만났다.
네함머 총리는 총리실이 낸 성명을 통해 “푸틴 대통령과 대화는 매우 직접적이고 솔직했으며 어려웠다”면서 “그것은 우호적인 회담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회담이 전쟁을 끝내고 민간인을 위한 여건이 개선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푸틴에게 전한 가장 중요한 내 메시지는 이 전쟁은 결국 종식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왜냐하면 전쟁에는 패자만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이번 회담이 약 75분간 진행됐다고 알렸다. 이는 푸틴 대통령에게 있어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네함머 총리는 러시아 방문 직전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찾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하고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 정황이 드러난 키이우 인근 소도시 부차를 방문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비록 가능성이 작다 하더라도 평화를 이루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언급했다.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인테르팍스 통신에 푸틴 대통령과 네함머 총리 간 회담 사실을 알렸다. 그는 “주요 의제는 우크라이나 주변 정세”라면서 “가스 문제도 오스트리아 측에 아주,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한 논의도 배제할 수 없다”고 소개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회담에서 러시아가 요구한 대로 유럽 국가들에 대한 러시아 천연가스 공급 대금을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로 결제하는 문제가 논의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날 회담은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모두 발언 부분에 대한 언론 공개나 회담 후 기자 회견도 없었다.
이번 회담에 대해 오스트리아 내부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네함머 총리가 이끄는 국민당과 함께 연립 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녹색당의 외무 담당 대변인은 트위터에서 “푸틴을 방문하러 간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면서 “이것은 외교와 무관하다. 푸틴은 이를 그의 선전에 이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잘츠부르크 대학에서 정치학을 가르치는 라인하르트 하이니시 교수도 트위터에서 “오스트리아는 과거 모스크바의 유용한 바보 역할을 너무 자주 해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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