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포러스 해협 봉쇄 속 증원 불가…러 흑해함대 손실 불가피
러시아 해군 소속 흑해 함대의 자존심으로 통하는 미사일 순양함 모스크바함에서 13일(현지시간) 화염과 함께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 측은 화재로 인해 탄약이 폭발,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고 발표했지만, 화재의 원인은 밝히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측은 자국군이 쏜 미사일이 이 순양함을 격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모스크바함이 가라앉고 있다는 소식만으로도 러시아엔 큰 타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Boom NEWS 유튜브 채널]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러시아 흑해함대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모스크바’함이 결국 침몰했다.
러시아 타스·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14일(현지시간) 흑해에서 슬라바급 미사일 순양함 모스크바함이 침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모스크바함이 목적지 항구로 예인되던 중 탄약 폭발 후 발생한 화재에 따른 선체 손상 때문에 균형을 잃고 폭풍우 속에 침몰했다”고 설명했다.
[유튜브 'Armed Forces Zone' 채널 캡처] |
전날 우크라이나측은 자국군이 지대함 미사일 ‘넵튠’ 2발을 발사해 모스크바함에 대한 공격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막심 마르첸코 오데사 주지사는 “모스크바함이 격침에 가까울 정도로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국방부는 “모스크바함에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면서 “함내 탄약고가 폭발해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고 강조했다.
서방 언론들은 러시아가 흑해함대 기함을 잃었다는 점에서 정치·군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014년 8월 블라디미르 푸틴(맨 앞줄 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소치에 정박 중인 미사일 순양함 모스크바함에 올라 사열을 받고 있다. [로이터] |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모스크바함 관련 소식을 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이 크게 당황했다고 전했다.
특히, 러시아 군함이 흑해로 진입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 보스포러스 해협에 대해 터키가 봉쇄를 하고 있는 만큼 러시아 흑해 함대 전력의 상당한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모스크바함은 옛 소비에트연방 시절인 1983년에 슬라바급 순양함 1번함 ‘슬라바’로 취역했다가 2000년에 개명했다. 함은 배수량 1만2500t, 길이 186m, 폭 21m의 크기에 승조원 500명 이상이 탑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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