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메일]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러시아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흑해함대 기함 모스크바호가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고 침몰한 가운데, 러시아 국영 TV 유명 앵커가 이 사건을 제3차 세계대전이 이미 시작됐다는 신호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1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TV 로시야-1의 ‘60분’ 쇼 앵커 올가 스카베예바는 “우크라이나에서 진행 중인 러시아군의 특별 작전은 이미 제3차 세계대전이라 부를 수 있는 단계로 넘어갔다”며 “러시아는 분명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맞서 싸우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스카베예바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무기를 지원하고 있는 것을 주장의 근거로 들었다.
이 같은 격앙된 주장은 이날 방송 출연자들이 우크라이나군이 냅튠 미사일 2발을 모스크바호에 명중시켜 침몰시킨 것을 두고 논의하던 중 나왔다.
모스크바호는 길이 187m, 폭 21m에 승무원이 약 500명 이상 선승할 수 있고, 사거리 700㎞ 이상인 불칸 대함 미사일 10여기 등을 싣고 있다.
이날 방송 중에는 모스크바호의 침몰에 대응해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반격을 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특히, 이중에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에 핵무기를 사용해야 한다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제안하는 내용도 나왔다.
로시야-1의 또 다른 시사 프로그램에서는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대상으로 천문학적 규모의 무기를 동원함으로서 우크라이나 정부가 유혈이 낭자하고 끔찍한 길을 걷도록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해당 프로그램의 진행자인 올레샤 로세바는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가 세계지도에 존재할 가치가 없는 국가라 믿고 있다”며 “모스크바호의 침몰이 확인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모든 러시아인들을 지구 상에서 지워버려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한편, 러시아 흑해함대의 기함이 미사일 공격으로 침몰해 자존심에 상당한 상처가 난 만큼 러시아의 공세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국방부도 이날 해당 시설을 장거리 미사일로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영토에 대한 공격에 대응해 키이우 내 목표물에 대한 미사일 공격 횟수와 규모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국제법에 따르면 선박은 선박이 등록된 국가의 영토로 간주한다는 점에서 러시아 국방부의 발표는 모스크바호가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고, 러시아군의 공격이 침몰에 대한 보복 공격이었음을 ‘고백’한 셈이 됐다.
모스크바호 침몰 직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의 바실키우 지역에 있던 넵튠 미사일 제조공장에 공격을 가한 것 역시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주장에 신빙성을 더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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