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텔레그램]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과 유럽 등 서방 세계의 무기 지원에 속도가 빠르지 못한 것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 텔레그램을 통해 공개한 연설 영상을 통해 “우리가 그동안 필요하다며 서방 동맹국에 지원을 요청했던 무기를 사용할 수 있었다면 이미 전쟁을 끝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러시아군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전투기와 탱크, 미사일 등의 성능에 견줄만한 서방제 공격용 중화기에 대한 지원 요청을 미국과 유럽 등이 받아들이지 않고, 방어용 무기 지원에 집중한 것에 대해 비판한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에서 드러난 모습에서 볼 수 있듯 전술과 전투에 대한 병사들의 이해 능력에 있어서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과 비교했을 때 명백히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이미 평화를 되찾고 점령자로부터 우리의 영토를 해방시켰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하루 속히 실전에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동맹국들이 창고 속에 최첨단 무기를 보관만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도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자유를 보호하고 우크라이나인들의 생명을 구하도록 도와주는 것은 서방 세계의 도덕적 의무”라며 “전쟁 개전 첫 주에 지금 서방 국가들로부터 지급되고 있는 무기를 받았더라면 우크라이나는 물론이고 유럽 전체의 자유에 더 큰 이익을 가져다 줬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서방 국가들이 잇따라 발표하고 있는 무기 등 군사 물자 지원이 하루 속히 현실화돼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파트너 국가들이 몇 주 안에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한 무기 등 군사 물자를 당장 넘겨줄 수 있다면 수천명의 생명을 구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늦어질 수록 러시아 점령자들이 더 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을 죽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것이란 점을 명심해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수일 내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군사지원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원 규모는 대략 지난주 미국이 발표한 8억달러(약 9900억원) 수준이며 구체적인 지원내용은 아직 작업 중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13일 우크라이나에 155㎜ 곡사포 18대와 포탄 4만발을 비롯해 구소련제 Mi-17 헬기 11대, M113 장갑차 200대, 대전차 드론 스위치블레이드 300대,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 500기 등 모두 8억달러 규모의 군사지원을 발표했다.
미국 정부가 지난번과 같은 규모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을 발표할 경우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군사지원 규모는 30억달러(약 3조7000억원)를 넘게 된다.
이 밖에도 영국과 캐나다 등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군사 지원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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