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시야1 방송 화면 캡처, 데일리 익스프레스]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친(親) 푸틴’ 성향의 러시아 국영TV 진행자가 영국이 러시아를 핵무기로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다소 황당한 주장을 하고 나섰다.
20일(현지시간) 영국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TV ‘로시야1’의 최고 인기 프로그램인 ‘솔로비요프와 함께하는 저녁’의 진행자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는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영국이 러시아에 대한 전술핵무기 공격을 정당화하기 위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학살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솔로비요프는 “미국은 확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직접 전술핵무기로 러시아를 공격하지 않을 것이지만, 영국이 러시아를 핵무기로 공격하는 것은 서방 측에게도 완벽한 옵션”이라며 “우크라이나에서 활동 중이던 영국인 강사들을 대거 철수한 것이 그 증거”라고 말했다.
이어 솔로비요프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머릿속에 무슨 생각이 들어있는지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는가”라며 “러시아가 민간인 학살을 저질렀다고 계속 주장하는 것은 러시아를 지구 표면에서 지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함께 방송에 출연한 다른 출연자가 “말이 안되는 이야기”라며 말을 끊으려 했지만 솔로비요프는 “영국과 프랑스 모두 독자적으로 핵무기를 갖고 있는 국가인데 왜 불가능한가? 가능하다”고 되려 언성을 높였다.
[로시야1 방송 화면 캡처, 데일리 익스프레스] |
또 다른 출연자는 회원국 가운데 한 나라가 공격을 받으면 회원국 전체에 대한 침공으로 간주해 전쟁에 자동 개입한다는 내용을 담은 ‘나토 헌장 5조’를 들어 불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지적했다. 러시아와 나토 간의 전쟁으로 확대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에 영국이 택할 수 없는 선택지라는 의미다.
이에 솔로비요프는 “영국이 선제 공격을 한다는 것인데 나토 헌장 5조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