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Mr Foft'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러시아가 현재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지역 곳곳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독일의 수도 베를린을 점령한 후 제국의회 건물에 내걸었던 옛 소비에트연방(소련) ‘승리의 깃발’을 게양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CNN방송은 러시아군이 자신들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 요충지 헤르손에 ‘승리의 깃발’을 내거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온라인상에 공개됐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러시아 점령지인 헤르손주(州) 헤니체스크시(市)에 있는 지역의회 건물 위에 ‘승리의 깃발’이 게양됐다고 전했다. 이곳에는 ‘승리의 깃발’ 이외에도 소련을 세운 러시아 공산혁명가 블라디미르 레닌의 동상이 다시 설치됐다.
구소련 ‘승리의 깃발’은 나치가 소련에 항복했던 1945년 5월 9일 베를린 제국의회 건물 꼭대기에 내걸린 깃발을 지칭한다.
빨간색 배경의 왼쪽 위에 별과 망치, 낫이 있는 소련 국기에 ‘제150소총, 쿠투조프 2급, 이드리츠사단, 제79소총군당, 제3충격군단, 제1벨라루시아 전선’이란 문구가 새겨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승리의 깃발’은 러시아에 있어서는 ‘대조국전쟁’으로 불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리를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상징물로 여겨진다.
[유튜브 'RET News' 채널 캡처] |
러시아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을 기념해 해마다 5월 9일 ‘전승절’에 해당 깃발을 내걸고 있다. 또 이날 모스크바 붉은광장 등에서 열리는 군사 퍼레이드에도 항상 중요 순간에 등장한다.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러시아군이 점령지에 ‘승리의 깃발’을 다는 이유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주장한 우크라이나 침공 명분에서 찾을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 침공을 명령하며 ‘신나치’를 몰아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승리의 깃발’이 나치독일의 수도 베를린을 점령한 후 내건 깃발인 만큼 자신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신나치세력을 격퇴시켰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담 겨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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