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에서 러시아군의 집중 포격으로 무너진 건물 앞을 주민이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으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은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의 주민 수백명이 최근 러시아 극동 연해주로 이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극동 지역 매체에 따르면 지난 21일 연해주 나홋카역에 마리우폴 주민 308명이 도착했다. 여성과 어린이가 상당수 포함됐다.
역에 도착한 이들은 인근 브란겔에 있는 임시 숙소로 향했다. 일부는 미소를 짓기도 했지만, 울음을 터뜨린 사람들도 보였다.
남편과 함께 나홋카에 도착한 마리우폴 수도사업소 전 직원 미로슬라바는 이곳에 오기까지 겪은 긴 여정을 전했다.
러시아 태생인 미로슬라바는 “우리는 마리우폴에서 30㎞ 떨어진 마을에서 며칠을 머물다가 도네츠크주에 있는 베즈멘노에로 이동해 11일 동안 있었다”며 “이후 ‘여과 캠프’를 통과한 뒤 러시아 타간로크와 모스크바를 거쳐 이곳으로 왔다”고 말했다.
이날 이주 대열에 함께 있었던 빅토르는 지난달 27일 가족과 함께 마리우폴을 빠져나왔다.
우크라이나 사태 전 러시아를 오가며 일을 했던 경험이 있는 빅토르는 현지 매체에 “하루빨리 일자리를 찾고 싶다”고 말했다.
연해주 당국에 따르면 현재 이곳 지역에는 14개의 임시 숙소가 마련됐다.
이는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과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다른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오는 이주민 13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전해졌다.
당국은 이주한 어린이들은 모두 유치원·학교 교육을 받으며, 가족이 다른 곳으로 거처를 옮기더라도 정상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이 점령지에서 주민들을 러시아 또는 친러시아 반군 지역으로 강제 이주시킨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인들이 자국으로 들어오는 것은 사실이나 모두 자발적 이주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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