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습. [AFP]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꼭두각시(puppet)’로 불리는 러시아 유명 언론인과 이들이 진행하는 유명 인기 프로그램 출연자들이 날이 갈수록 이성을 잃은 듯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제3차 세계대전과 핵전쟁 발발이 불가피한 현실이라 주장하는 것을 넘어서 “애국자들은 천국에 갈 수 있다”는 등의 언행을 늘어놓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 인터넷매체 데일리 비스트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TV ‘로시야1’의 인기 프로그램 ‘60분’의 앵커 올가 스카베예바는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40여개국 국방장관 회의를 가리켜 “이미 러시아를 향해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러시아 정치학자 미하일 마르켈로프는 “회의에 참석한 40개국 대표들은 모두 현대 사회의 ‘집단 히틀러’”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영TV 로시야1 방송 화면 캡처] |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26일 독일 람슈타인 공군 기지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국방장관 회의를 주최했다. 이날 회의엔 한국과 일본도 화상으로 참석했다.
같은 날 로시야1의 또 다른 인기 프로그램 ‘솔로비요프와 함께 하는 저녁’의 진행자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와 다른 참석자들은 더 과격하고 황당한 발언들을 퍼부었다.
솔로비요프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3차대전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지만 도덕성이 결여된 개XX들인 서방은 제멋대로 떠들어대는 것을 선택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함께 프로그램에 출연한 러시아 관영 러시아투데이(RT)의 편집장 마르가리타 시모냔은 “현재 시점에서 볼 때 3차대전이 발발할 것이란게 가장 현실적인 전망이다”라며 “내가 아는 푸틴 대통령이라면 전쟁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시모냔 편집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은 핵무기공격으로 끝날 것이라 본다”며 “두려운 일이지만 매우 개연성 있는 추측”이라고 덧붙였다.
이 말을 들은 솔로비요프는 “우리 인간들은 모두 언젠가 하늘나라로 간다”고 말했고, 시모냔 편집장도 “우리는 언젠가 모두 죽을 것”이라며 맞장구를 치기도 했다. 핵전쟁과 3차대전으로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인명 피해에 대해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이다. 국가를 위해 죽은 사람들은 천국에 갈 것이란 말도 했다.
[러시아 국영TV 로시야1 방송 화면 캡처] |
함께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언론인 드미트리 쿨리코프는 핵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는 지금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불가피한 것”이라고 하며 “우리 조부모와 부모들, 선조들의 삶보다 더 나아지기 위한 역사적 사명”이라고 강변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안드레이 시도로프 국립 모스크바대학교 세계정치학과 부학장은 “러시아가 서방에 대해 공격하기로 결정한다면 그것은 영국이 아니라 미국이어야 한다”며 “최종 결정이 내려지고 있는 진짜 서방 세계를 공격하기 위해선 워싱턴DC를 공격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이날 푸틴 대통령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간섭하려는 모든 국가에 대해 “번개처럼 빠른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보복 경고는 미국이 이날 우크라이나군 50명에 대한 1차 곡사포 훈련을 마쳤다며 2차 훈련을 곧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가운데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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