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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지난 2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 침공을 명령한 이후 러시아 전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화재·폭발 사고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2월 24일 푸틴 대통령의 명령으로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의 ‘특별군사작전’이 시작된 이래 최소 15건의 대형 화재·폭발 사고가 보고됐다.
사고가 발생한 지역들은 우크라이나와 가까운 러시아 남부에 몰려 있다.
첫 화재는 2월 26일 러시아 남부 스타브로폴주(州) 부됴놉스크에 위치한 폴리올레핀(PO) 생산 공장에서 발생했다. 공장 직원 15명이 부상을 입은 해당 화재의 경우 단순한 안전사고로 여겨졌다.
이 시점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점령을 목표로 공세를 가하던 시점인 만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반격을 가하거나 러시아 영토 내에서 사보타주 등을 가할 여력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한 달 가량 지난 3월 29일 우크라이나 접경 도시 벨고로드에서 발생한 화재·폭발 사고부턴 양상이 달라졌다. 이 때는 러시아군의 초반 공세를 막아낸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에 대한 산발적인 반격에 나섰다는 보도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한 시점이다.
우크라이나 언론인 유리 부투소프 씨는 이번 화재의 원인에 대해 “우크라이나군이 벨고로드 인근에 위치한 러시아군 탄약창고를 미사일로 정밀 타격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4월 들어서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근교의 군사 관련 시설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대규모 화재·폭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21일에는 모스크바 북동부 근교 키네시마시(市)와 코롤료프시의 화학공장, 우주방어센터 등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어 4월 22일에는 모스크바 북서부 트베리시의 국방연구소에서도 화재가 추가로 보고됐다. 같은 날 모스크바 동쪽에 있는 모르도바 공화국에선 군 입대 병력을 관리하는 사무실에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다음날엔 모스크바 서부 근교 바르비카에서 화재가 보고됐는데, 이는 모스크바 주지사인 안드레이 보로뵤프 소유의 건물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25일에는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브랸스크주의 석유 저장소에서 2건의 폭발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지난달 27일, 30일엔 벨고로드, 보로네시, 쿠르츠크 등 우크라이나 인접 지역은 물론이고 극동 사할린섬의 화력발전소 등에도 큰 화재가 발생했다.
군사분석가 롭 리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러시아 본토에서 발생한 일련의 화재-폭발 사고들은 우크라이나의 사보타주(의도적 파괴 행위)일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5월 들어서는 화재·폭발의 규모가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이 데일리 익스프레스의 평가다.
지난 2일 러시아 중부 페름 지역의 폭탄 제조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노동자 2명이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특히, 다음날 모스크바 보고로드스크 도심에 위치한 친(親)크렘린 성향의 출판사 창고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에 대해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화재로 3만3800㎡ 규모의 창고 전체가 불길에 휩싸였고, 건물 일부가 붕괴하는 등의 대규모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특히, 푸틴 대통령의 목소리와 생각을 전달하는 친크렘린 성향의 출판사에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은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