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제76근위항공돌격단 소속 제234항공돌격연대에서 복무한 키릴 크류치코프(앞줄 오른쪽 첫 번째)의 모습. [데일리메일]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근교 부차에 주둔하며 민간인 학살 등에 가담한 것으로 여겨지는 한 러시아군 병사의 신상이 공개됐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로이터 통신 소속 기자들이 3주간 부차에서 머물며 실시한 지역 주민 인터뷰와 수집한 사진, 영상 증거 등을 검토한 결과 이곳에 머물며 점령군으로 활동했던 러시아군 병사 한 명의 신상을 파악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은 로이터 측이 해당 러시아군 병사가 제76근위항공돌격단 소속 제234항공돌격연대에서 복무한 키릴 크류치코프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크류치코프란 병사가 특정될 수 있었던 것은 부차 한 민가 벽면에 남겨진 ‘Wolf_68’이란 글이 결정적인 단서로 작용했다.
로이터 기자들은 해당 문구가 소셜미디어(SNS)에 활용하는 아이디(ID)라는 점을 알아냈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크류치코프란 러시아군 병사가 인스타그램에서 ‘tambov_wolf_68_rus’라는 아이디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파악했다.
데일리 메일은 로이터 소속 기자들이 정확한 인물을 특정하기 위해 3주간 부차에 머물며 90명 이상의 주민들과 인터뷰를 진행했고, 주민들이 공유한 사진과 영상 등에 담긴 러시아군 병사들의 벽면 낙서 등을 면밀히 조사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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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달 28일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공식 트위터에 부차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 용의자 10명의 얼굴을 공개하며 ‘비열한 10인(despicable 10)’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날 공개된 10명은 뱌체슬라프 라브렌티예프(29), 그리고리 나리슈킨토(30), 바실리 프린스(24), 세멘 말체프(26), 세르게이 페스카로프(24), 알베르트 라드나예프(24), 미하엘 카시누(24), 안드리 비지예프(33), 드미트리 세르지엔카(27), 니키티 아키모프(25) 등이다.
이리나 베네딕토바 우크라이나 검찰총장도 소셜미디어서비스(SNS)를 통해 “러시아 제64 기계화여단 소속 병사 10명을 전쟁 범죄 혐의로 조사 중”이라며 “피의자들은 지명수배될 것이며 법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AFP 통신은 보도했다.
검찰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지난 3월 러시아군이 부차를 점령한 기간 민간인에게 고의로 피해를 주고 계획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3월 말 러시아군이 키이우에서 전면 퇴각한 후 이들이 점령했던 인근 지역에서 민간인 시신이 속속 발견됐다. 현지 경찰청에 따르면 러시아군 퇴각 후 민간인 시신 1150구가 수습됐다.
한편 러시아는 민간인 학살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달 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부차 학살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 제64 기동소총여단에 명예 훈장을 수여하고 이 여단을 ‘근위여단’으로 승격시킨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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