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CNBC Television'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 간에 ‘최후의 혈전(血戰)’이 벌어지고 있는 아조우스탈(러시아명 아조프스탈)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이 탈출 과정 속에 러시아군에 의해 인권 유린을 당했다는 보고가 이어졌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미러에 따르면 아조우스탈에서 탈출한 우크라이나 여성 민간인들은 아조우스탈에 대한 포위 공격을 가하고 있는 러시아군 관할지를 지나쳐 안전 지대로 이동하는 동안 각종 협박과 조롱성 발언을 들었다고 호소했다.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 프라브다에 따르면 탈출 통로에 위치한 초소의 러시아군 병사들은 아조우스탈에서 탈출한 우크라이나 여성들에게 검문을 명목으로 옷을 벗도록 명령했고, 각종 폭언에 그대로 노출됐다.
두 아이를 데리고 마리우폴에서 탈출한 카티아란 우크라이나 여성은 “탈출 과정에서 우크라이나군 병사 가족이나 경찰 가족은 러시아군 병사들이 퍼붓는 폭언과 협박의 주요 타깃이었다”며 “러시아군 병사들은 탈출 중인 민간인들에게 ‘당신 가족의 머리가 담긴 상자를 곧 보내주겠다’는 식의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검문소에서 러시아군 병사들은 우크라이나 여성들에게 옷을 벗으라 명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심지어 속옷 안까지 검색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와 인터뷰한 한 우크라이나 여성은 “아조우스탈 내 민간인에 대한 구조 작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며 “더 많은 군인과 우크라이나 시민, 아이들을 구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러시아군의 점령이 임박한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선 유엔과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주도해 민간인 탈출을 시도 중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전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남은 민간인을 대피시키는 세 번째 작전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과 ICRC는 이번 주 두 차례에 걸쳐 500명에 가까운 마리우폴 민간인 대피를 도왔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유엔, ICRC는 1일 처음으로 제철소에서 민간인 150여명을 대피시키는 데 성공했다. 4일에도 제철소에서 민간인을 태운 피란 버스가 빠져나왔다.
아조우스탈 제철소에는 우크라이나 병력 외에 민간인 수백명이 대피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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