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링켓 그로체프 “푸틴 연설 속엔 음모론과 불만만 가득”
[유튜브 'WELT Nachrichtensender'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제2차 세계대전 승전기념일(전승절) 연설에서 서방이 자국 영토를 침공할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에서 ‘특수 군사작전’이 필요했다고 주장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수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제77주년 전승절 기념식 연설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서방 국가들이 (2014년 병합한) 크름반도를 포함한 우리 러시아 영토에 대한 침공을 준비하고 있었다”며 “이에 대한 대응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특별군사작전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 세계가 러시아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전혀 들으려 하지 않았고, 다른 계획이 있었다”며 “우크라이나에서 한 선제적인 군사 조치는 시기적절하고 필요한 대응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의 연설 속에는 서방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전’ 선포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승전 선언’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2차대전을 일으킨 나치 독일과 벌인 전쟁과 연결하려 노력했다. 그는 “우리는 (나치 독일에) 승리를 거둔 불굴의 용감한 세대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현재) 우리의 의무는 나치즘을 분쇄한 이들의 기억을 보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명분으로 내세운 우크라이나 정권 내 신나치 세력 제거 주장을 반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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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유럽 탐사 전문매체 벨링캣의 러시아 안보 담당자 크리스토 그로체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위터를 통해 “푸틴 대통령의 연설에는 예상했던 총동원령 등은 없었다”며 “단지 나토가 우크라이나 내 신나치(Neo Nazi)를 통해 러시아를 공격할 계획을 꾸미고 있다는 ‘음모론’과 불만만 가득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군사 행동에 나선 것에 대해 “그들의 모국(Motherland)을 지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일어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러시아군 병사 여러분은 조국의 미래를 위해 싸우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발생한) 모든 군장병과 장교들의 죽음을 우리 모두의 고통이다. 정부가 전사자 가족을 돌보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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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를 위하여, 승리를 위하려, 우라(만세)!”라고 외치며 연설을 마쳤다.
한편, 이날 수도 모스크바와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던 전투기 편대의 'Z'자 모양 비행은 악천후로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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