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You News2'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러시아 전폭기들이 제대로 된 준비 없이 노후한 무기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민수용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수신기를 전폭기 계기판에 테이프로 붙인 채 작전을 벌인 사실이 확인되면서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부 장관은 9일(현지시간) 런던 국립육군박물관에서 2차 세계대전 전사자를 추모하는 연설을 하면서 러시아군이 점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말하며 이 같은 예시를 들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서 격추된 러시아군 수호이(Su)-34 전폭기들에서 GPS 수신기들이 발견되고 있다”며 “이 수신기들은 기체 계기판에 테이프로 고정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건 러시아 군용기의 항법 체계가 후진적이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면서 “러시아는 퍼레이드에 내놓길 좋아하는 대포와 전차를 많이 보유했지만, 병기를 조합해 활용하지 못하면서 무차별적인 포격에만 의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Su-34는 1990년대 초 옛 소련 시절 처음 개발됐고, 현재도 러시아의 주력 전폭기로 쓰이는 기종이다.
월러스 장관은 GPS 외에도 군사 장비의 노후, 부족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러시아군이 도입한 다양한 시도를 언급하면서 “러시아군은 무분별하고 자기 파괴적인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차량에는 디지털 전투 관리 시스템이 거의 없다”며 “차 안에서는 1980년대 우크라이나 종이 지도가 자주 발견된다”고 전했다.
또, “러시아 병사들이 수송용 트럭을 몰면서 임시 보호대로 통나무 따위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건 비극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노후한 군사 장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쓰임새에 한계를 맞았다는 이야기는 우크라이나 안팎에서 계속 나오고 있다.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지난달 일반 플라스틱 병뚜껑으로 연료 탱크 입구를 막고 강력 접착제로 몸통을 고정한 러시아군 드론을 발견했다.
지난 3월 말에는 1978년에 제조됐다고 적힌 러시아제 붕대가 전투 현장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월러스 장관은 러시아의 이번 전쟁은 형편없은 전투 준비와 작전 계획, 부적절한 장비와 지원, 부패로 점철됐다면서 “그들의 지휘관들이 적절한 작전을 수행하지 못한 건 목숨을 걸고 대가를 치른 군인들과 공군들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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