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망자 1만4000명·실향민 1200만명 추산
[유튜브 'El País'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국토의 약 5분의 1이 러시아에 점령됐다”고 2일(현지시간)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룩셈부르크 의회 영상 연설에서 러시아의 침공에 따른 피해를 호소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올해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이번 전쟁은 3일로 100일째를 맞는다.
그는 “점령당한 면적이 12만5000㎢에 달한다. 이는 베네룩스 3국(벨기에·네덜란드·룩셈부르크)을 합친 것보다 큰 면적”이라며 “30만㎢에 달하는 국토는 지뢰와 불발탄으로 오염됐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에 점령된 우크라이나 영토는 한반도 면적(약 22만3000㎢)의 절반 정도로 계산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침공 이후 군인과 민간인 등 우크라이나인 1만4000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약 1200만명의 실향민이 발생했고, 이 중 여성과 어린이를 중심으로 500만명 이상이 해외로 떠났다.
지난주 유엔은 우크라이나의 민간인 사망자가 4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러시아는 올해 3월 군인 1351명이 숨졌다고 밝힌 이후 희생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소 3만명의 러시아 군인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체 전선이 1000㎞가 넘는다”며 “1000㎞가 넘는 전선을 따라 전투가 끊이지 않는다고 상상해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군이 침공 초기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철수한 뒤 북동부 도시 하르키우와 남부 흑해 주변의 미콜라이우 외곽을 잇는 초승달 모양의 전선에서 격렬한 전투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지금까지 도시와 마을 등 3620개 거주 지역을 점령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이들 중 1017곳을 수복하는 등 전황이 계속 변하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러시아군이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의 최동단인 세베로도네츠크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국방부 관계자들은 러시아가 포병의 집중 공격에 힘입어 세베로도네츠크를 거의 점령했다고 말했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격렬한 시가전 와중에 주민들의 대피 작전이 큰 위험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도시에 갇혀 있는 주민 1만5000명 중 다수가 은신하고 있는 아조트 화학공장에 러시아 군의 폭격이 가해지고 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곳에 대한 폭격을 “미친 짓”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러시아가 점령한 남부 마리우폴에서도 러시아 군의 고문과 살인이 벌어지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BBC에 따르면 바딤 보이첸코 전 마리우폴 시장은 러시아 군이 협력을 거부한 공무원들을 처형하는가 하면 올레니우카 교도소에선 주민들이 고문당했다는 보고를 접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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