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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 양상을 띠고 있는 가운데, 원활하지 못한 보급 상황에 불만을 품은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병사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비난하는 영상이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친러 분리주의 세력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병사들이 충분한 식량과 장비도 제공하지 않은 채 병사들을 전투에 투입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을 맹렬히 비판하는 영상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확산됐다.
영상 속에 등장한 병사들은 자신들을 DPR 제113소총연대 소속 병사라고 소개한다. 대부분의 병사들은 러시아군과 한편임을 나타내는 흰색 천을 팔에 두르고 있다.
병사들의 대표로 보이는 한 남성은 “우리 중대가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지역의 최전선에 있다”며 “그동안 병사들은 제대로된 물질적 지원과 의료품, 식량 없이 추위와 배고픔을 이겨냈다”고 말했다.
해당 남성은 전투병으로 선발되기 힘든 건강 상태의 남성까지도 군인으로 징집돼 전선에 투입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DPR의 법에 따르면 병사로 동원해서는 안되는 사람들까지 부대 내에 있다”고 주장했다.
영상 속 남성은 공급, 징집 대상 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지휘관들에게 무시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문제들에 대해 지적할 경우 명령 불복종으로만 간주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는 러시아군이 전쟁 100일간 대규모 희생을 겪으며 징집할 수 있는 인적 자원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서방 정보 기관들의 분석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러시아는 올해 3월 군인 1351명이 숨졌다고 밝힌 이후 희생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비롯해 영국 정보 기관 등은 최소 3만명의 러시아 군인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소모전 양상이 짙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측 병력 손실이 늘자 러시아 정부가 모병 대상자의 연령 상한선을 40세 이상으로 높였다. 러시아 군대의 병력 부족이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 이상으로 심각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영국 일간 미러는 영국 고위 분석가가 작성한 러시아 침공 비밀 분석 보고서를 인용해 러시아군이 병력에 큰 손실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붕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영국 국방부도 같은 날 우크라이나 사태 최신 정보 보고를 통해 러시아군이 경험 많은 지휘관 부족, 사기 저하, 국지적 반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가 중·하급 장교들 사이에서 큰 손실을 봤을 가능성이 있다”며 “유능한 소대와 중대 지휘관 부족은 사기 저하와 열악한 규율 유지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주둔 러시아군 사이에서 국지적 반란에 대한 신뢰할만한 보고가 여러 번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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